AI와 클라우드 수요가 커지면서 데이터센터가 상업용 부동산의 새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의 '2025 데이터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공급은 연평균 20.3% 늘었다. 그러나 산업이 커진다는 전망만으로는 개별 데이터센터 부동산의 투자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3,728억 달러에서 2029년 6,241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행사, 자산운용사, 전문 운영사 등이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박종열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교수는 “AI 산업의 성장은 데이터센터 시장에 분명한 기회”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개별 부동산의 투자 수익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투자자가 확인할 것은 화려한 성장 전망보다 전력과 고객, 그리고 사업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 조건들”이라고 말했다.

전력 확보: 가장 먼저 확인할 조건
전력은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조건이다. 전력 공급 일정이 늦어지면 착공과 준공 계획을 조정해야 하며, 토지 보유비와 금융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전력 자립도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개별 사업장의 전력 공급 가능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2023년 기준 서울의 전력 자립도는 10.4%, 경기도는 62.5%다. 서울 도심에서는 10MW 미만 중소형 엣지 데이터센터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지방에서는 하이퍼스케일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전력 확보에 유리한 입지와 임대·운영에 유리한 입지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공급 전망: 단기 과잉 가능성, 중장기는 제한
알스퀘어의 '2025~2026 부동산 시장 종합 분석 보고서'는 공급 전망을 함께 짚었다. 개발 중인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준공되면 단기적으로 공급 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전력, 인허가, 환경 규제 때문에 중장기 공급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인허가와 지역사회 수용성
서울 금천구 독산동, 경기 고양시 식사동, 과천시 주암지구 등 주거지 인근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다만 주민 반발이 개발 지연의 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지연 원인이 무엇인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완공됐거나 건설 중인 국내 데이터센터 112곳 가운데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를 한 차례라도 연 시설은 26곳으로, 비율은 23.2%다.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던 카운티는 2025년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에 공청회와 특별승인 절차를 도입했다.
이상준 알스퀘어 컨설팅팀장은 “국내 데이터센터 6곳에서 측정한 전자파는 인체보호기준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반면 24시간 가동되는 냉각시설의 소음과 열 배출은 입지와 설계에 따라 주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차인 확보와 운영 효율
준공 이후의 수익은 임차인에 달렸다. 시설을 완공하고도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하면 당초 예상했던 현금흐름을 얻기 어렵다. 장기 임대차 사전 계약이 있는지도 수익 예측에 영향을 준다.
운영 효율도 장기 운영비와 직결되는 항목이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2023년 전력사용효율(PUE)은 1.76이다. 투자자는 PUE와 함께 용수사용효율(WUE), 탄소사용효율(CUE), 폐열 재활용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성숙 경희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데이터센터 투자의 성패는 건물을 얼마나 많이 짓느냐보다, 고객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력 공급과 인허가 가능성, 개발 일정, 환경 비용, 지역사회 수용성까지 따져야 비로소 사업성 판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상준 팀장은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지만, 모든 시설이 같은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개발에 필요한 전력을 제때 확보하고, 사업비를 통제하며, 안정적인 고객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투자자산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이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