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로 의회 견제가 강해져도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 관세와 양자 협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와 법무법인 광장은 11월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 중간선거 결과와 한미 통상관계 전망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무역업계와 유관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치 지형을 살피고, 트럼프 행정부 임기 후반의 통상정책을 분석하려는 자리였다. 대미 투자·관세·비관세 장벽 등 한국 기업 현안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 개 세션으로 나뉘어 전문가 발표가 이어졌다.
정치 변화만으로 통상 압박 완화 기대 어려워
첫 번째 세션에서는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분점정부 구도가 통상정책에 미칠 영향을 짚었다. 서강대학교 하상응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의회를 우회하며 정책을 추진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중간선거 결과가 행정부의 기본 기조를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의회 견제가 강화돼도 고율 관세·양자 협상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으며, 정치 변화만으로 통상 압박이 완화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서강대학교 허윤 교수는 한국·일본·대만을 대상으로 한 대미 투자 요구가 강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개회사에서 장석민 한국무역협회 전무는 “미국이 우리 기업의 주요 생산과 투자 거점으로 자리 잡으면서 미국 정책 변화가 우리 기업의 대미 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합의 이행과 관세 조항, 계약에서 점검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기업 대응이 주로 다뤄졌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대미 투자 합의에 담긴 납입 상한, 우산형 수익 배분 등 안전장치가 실제 이행 과정에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수정 고려대학교 교수는 임기 후반에도 무역확장법 232조와 통상법 301조를 활용한 관세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계약에 관세 변동 비용과 위험 배분 조건을 미리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안보 규제, 사전 점검 범위 넓혀야
경제안보 규제 대응은 법무법인 광장 박정현 변호사가 맡았다. 박 변호사는 원산지 증빙뿐 아니라 부품·생산공정 이력, 거래 상대방의 지분 구조, 기술 수출통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통상 규제가 생산 국가뿐 아니라 공급망·거래 관계·기술 성격까지 고려할 수 있어 기업이 사전 점검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발표자들은 정치 권력 구도의 변화와 실제 경영에 영향을 주는 통상 규제를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통으로 제시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오는 30일 ‘2026 KITA 국제 컨퍼런스’를 연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주요국 통상정책 변화와 공급망 재편 흐름, 한국 수출 성장동력과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