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의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기존 구리 인터커넥트가 대역폭, 지연시간, 전력효율, 신호무결성 모든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이를 대체할 방안으로 광 인터커넥트를 활용한 코패키지드 옵틱스(CPO)가 떠오르고 있으며, 이 기술의 상용화 여부는 결국 웨이퍼 본딩과 포토닉스 제조 공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CPO는 광자 집적회로, 레이저, 광학 구조를 컴퓨팅 소자와 같은 패키지에 배치해 광 입출력(I/O)을 연산 장치 가까이 끌어오는 아키텍처다. 전기 신호를 광 신호로 바꿔 전송함으로써 구리 배선이 가진 물리적 한계를 우회하는 방식인데, 문제는 포토닉과 전자 부품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소재를 하나의 패키지에 결합해야 하는 이종 집적 과제다.
웨이퍼 본딩 기술이 갈라놓는 상용화 속도
EV Group(EVG)은 웨이퍼 본딩,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 박형 웨이퍼 공정 기술을 통해 CPO 제품의 개발과 대량생산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NILPhotonics® 역량 센터와 이종 집적화 역량 센터(HICC)를 축으로 하이브리드 본딩, 퓨전 본딩, 산화막 없는 상온 본딩,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 임시 본딩·디본딩 등 다양한 공정 기술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EVG 사업개발 디렉터 베른트 딜라허는 “코패키지드 옵틱스는 AI 하드웨어의 중요한 기술 전환이지만 포토닉과 전자 부품을 첨단 패키징으로 결합해야 하는 집적 과제도 수반한다”고 말했다. 박막 리튬 나이오베이트(TFLN), 티탄산바륨(BTO), 실리콘 카바이드(SiC) 등 서로 다른 특성의 소재가 하나의 패키지 안에서 결합해야 한다는 점에서, 웨이퍼 본딩 공정의 완성도가 곧 CPO 상용화 속도를 가르는 변수로 꼽힌다.
다음 단계는 광 I/O 칩렛과 3D 집적
업계에서는 CPO 기술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광 I/O 칩렛과 3D 포토닉-전자 집적 아키텍처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이미 축적해온 3D·이종 집적 공정 경험이 포토닉과 전자소자를 결합한 차세대 시스템으로 확장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딜라허는 “고객이 초기 개발 단계부터 대량생산까지 전체 제조 공정을 개발하고 최적화·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수요가 구리 배선의 한계를 넘어서는 속도로 커지는 만큼, 광 인터커넥트로의 전환은 개별 기업의 기술 로드맵을 넘어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전반의 재편으로 이어질 흐름으로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