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소비자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가상의 응답자를 만들어 설문과 인터뷰를 대체하는 ‘합성소비자’ 기술이 국내 리서치 시장에서 투자로 이어지는 신호가 나왔다. AI 합성소비자 기술 스타트업 인텔리시아(Intellicia)는 2026년 9월 2일 카카오벤처스 주도로 뮤렉스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가 참여하고 백승국 대표가 직접 투자자로 나선 34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였던 3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등장 2년 된 기술, 시장 검증은 진행형
합성소비자 기술은 등장한 지 약 2년 된 초기 기술로, 실제 조사 현장에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는 아직 검증 단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사 기간을 수개월에서 몇 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매력이지만, 이를 실제 매출로 전환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인텔리시아는 아시아 최초로 이 기술을 상용화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그 근거로 자사 플랫폼 더서베이(TheSurvey.ai)를 통해 CJ제일제당, 풀무원, 롯데웰푸드, 퍼시스그룹, LG유플러스, BGF리테일(CU) 등 국내 주요 소비재·유통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검증(PoC)을 진행한 결과를 제시했다.
PoC에 참여한 고객 중 연간계약으로 전환된 비율은 60% 이상으로, 초기 기술 도입 단계에서 나온 전환율로는 유의미한 수준이다. 합성소비자의 응답 재현율은 평균 90%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이 수치는 국내 패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해외 패널의 재현율은 아직 95% 수준을 목표로 잡고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다.
설문을 넘어 매장 행동까지 시뮬레이션
인텔리시아가 그리는 방향은 설문·인터뷰 대체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있다. 합성소비자가 가상 매장에서 실제로 쇼핑하듯 행동하는 디지털 트윈 솔루션 파라스토어(ParaStore)는 BGF리테일과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더서베이와 파라스토어를 연결해 설문, 인터뷰, 매장행동 예측을 하나의 체계로 묶은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이번 투자에는 백승국 대표와 약 10년째 투자 관계를 이어온 카카오벤처스가 다시 주도사로 나섰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장동욱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백승국 대표는 AI 기반 개인화 추천 플랫폼을 기업 간 거래 제품으로 성장시켜 수백억원대 매출과 기업 매각, 글로벌 시장 확장까지 이뤄낸 창업가”라며 “인텔리시아는 소비자 리서치 전문성과 엔터프라이즈 영업 역량을 갖추고 주요 소비재 기업의 반복 사용을 통해 기술 성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2021년 개인화 추천 기업 데이블(Dable)을 야놀자에 매각한 바 있으며, 인텔리시아는 2025년 2월 설립됐다.
다음 시험대는 해외 시장
투자금은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확장에 쓰일 예정이다. 인텔리시아는 올해 4분기 글로벌 SaaS 플랫폼을 출시하고, 내년에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리서치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승국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월드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격차를 만들고 고객사의 해외 진출과 성공적인 제품 출시를 돕겠다”며 “새로운 소비자 니즈의 탐색과 시뮬레이션을 지원하는 의사결정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재·유통 기업을 상대로 축적한 60%대 전환율과 90%대 재현율이 해외 패널에서도 재현될지가 이 기술의 다음 검증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합성소비자 기술이 국내 시장 검증을 넘어 해외 리서치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관찰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