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식품 시장의 경쟁 축이 완제품 개발에서 원료·제조 공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얼마나 좋은 원료로, 얼마나 짧은 공정으로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잡느냐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른 가운데, 이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가 CJ제일제당 '프론티어랩스(Frontier Labs) 6기'에서 나왔다. 식물성 식품소재 기업 휴밀(대표 김경환)이 약 260개 스타트업이 지원한 이번 기수에서 4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돼, 6개월간 CJ제일제당과 사업실증(PoC)을 진행한다.
공정 단축이 만드는 경쟁력
휴밀이 보유한 SSP™(Super Short Process) 기술은 특정 제조법이 아니라 여러 원물에 적용 가능한 공정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확장성을 갖는다. 기존 습식 공정 대비 공정 단계와 제조 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각각 약 80%, 용수 사용량을 약 70% 줄이고 부산물 폐기물은 약 99% 감소시킨다. 아크릴아마이드 발생도 일반 공정 대비 59분의 1 수준으로 억제된다. 김경환 대표는 “SSP는 원물이 가진 영양을 살리면서 공정에 드는 시간과 자원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라며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CJ제일제당과의 PoC를 통해 SSP 소재의 산업적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일정과 지원 구조
지난 7월 23일 첫 워크숍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전문가 멘토링과 성장 로드맵 설계, 후속 투자·사업 협력 기회 제공까지 포함한다. 경남 김해 자체 생산공장을 갖춘 휴밀은 이 기간 CJ제일제당과의 PoC를 통해 SSP 소재의 산업적 활용 범위를 검증한다. 휴밀은 이와 별개로 시리즈A 투자를 유치 중이며, 지난 8월 4일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8월 7일 1차 투자금 납입을 마쳤다.
소재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조건들
휴밀은 B2B 소재 공급과 함께 자체 브랜드 온리소이(onlysoy), 가루선생(garumaster)을 운영하며 완제품과 원료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HACCP, FSSC22000, FDA 등 인증을 갖췄고 국내외 등록 특허 5건, PCT를 포함한 출원 중 특허도 4건 이상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UAE, 홍콩, 일본, 태국, 도미니카공화국 등 1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는 점도 원료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완제품이 아닌 원료와 공정 자체가 시장에서 평가받는 지금, 휴밀의 이번 PoC는 그 흐름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검증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