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언론홍보의 패러다임이 '배포 중심'에서 '선택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보도자료를 뿌리기만 하면 기사가 나오던 시절은 지났고, 이제 기업 스스로 기자가 자신을 선택할 이유와 근거를 준비해야 하는 환경이 됐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경제진흥원(SBA)과 유디임팩트, 벤처스퀘어는 지난 9월 2일 서울 강남 스케일업센터 IR룸에서 ‘SBA 커뮤니케이션클럽’ 2회차 프로그램 ‘PR to Press: 언론 활용 PR 실행 전략’을 진행했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참여기업 19개사에서 22명이 참석했다.

기사거리를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한혜선 벤처스퀘어 본부장은 특강에서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건과 독자에게 필요한 기사는 다를 수 있다”고 짚었다. 기자가 어떤 소식을 기사로 다룰지 판단하는 기준은 시의성, 변화, 영향력, 객관적 근거, 확장 가능성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한 본부장은 “문장을 다듬기 전에 기자가 해당 기업을 선택할 이유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히 기술기업에서 자주 나타나는 오류와 맞닿아 있다. 기술 자체를 나열하는 방식보다 그 기술로 고객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수치가 있는지를 제시하는 방향이 언론 노출에 더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신제품 출시나 투자 유치처럼 명확한 변화가 있는 사건도 이 다섯 가지 기준 위에서 다시 정리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무 전략: 제목부터 인터뷰 구조까지
특강은 판단 기준을 넘어 실무 단계까지 이어졌다. 보도자료의 제목과 첫 문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본문에 어떤 내용을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취재자료는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다뤄졌다. 인터뷰 준비를 위해서는 핵심메시지 1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3개, 대표사례 1개로 구성하는 ‘1-3-1 구조’가 제안됐다.
이런 실무형 조언은 참여기업의 반응으로도 확인됐다. 더그리트 박승은 팀장은 “평소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언론홍보를 진행하며 고민했던 부분을 실제 기자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짚어줘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소식을 전달할 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왜 지금 기사로 다룰 만한지,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기업별 진단으로 이어진 코호트러닝
특강 이후에는 벤처스퀘어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이 참여해 분야별 코호트러닝을 진행했다. 기자단은 ESG, AI, IPO, 바이오, 뷰티, 소비재 등 분야를 나눠 담당했으며, 사전에 준비한 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참여기업의 보도자료와 언론 노출 현황을 진단했다. 참여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자사 홍보 자료가 실제 기자의 시각에서 어떻게 읽히는지, 어떤 지점이 보완돼야 하는지를 맞춤형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만으로 언론 노출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기업이 스스로 기사거리를 판단하고 근거를 갖춰 제시하는 역량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커뮤니케이션클럽은 그 역량을 특강과 개별 진단이라는 두 축으로 함께 다뤘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홍보 실무가 어디로 옮겨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