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IP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제작·유통·기술 인프라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지에서 발굴한 이야기를 글로벌 프로젝트로 키우려면 IP 확보만으로는 부족하고, 제작·유통·기술을 잇는 사업 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그 배경이다. 유토파이 스튜디오(Utopai Studios)가 아시아 자회사 유토파이 스튜디오 이스트(Utopai Studios East)를 본사 체제로 통합하고 박현 대표를 APAC 사장으로 선임한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역 조직에서 글로벌 체제로
이번 개편으로 한국의 제작 조직과 일본의 개발 사업, 아시아 파트너십과 18편 이상의 영화·TV 프로젝트가 유토파이 스튜디오의 글로벌 사업 체계로 편입된다. 각 지역에서 활동하던 크리에이터들은 본사의 글로벌 개발·제작·기술 조직과 직접 협업하는 구조로 바뀐다. 세실리아 션 유토파이 스튜디오 CEO 겸 공동창업자는 “유토파이 스튜디오 이스트는 아시아 사업 전략을 빠르게 실행으로 옮기며 기반을 구축해왔다”며 “박현 사장은 창작에 대한 안목과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글로벌 경험을 두루 갖춘 리더로서 APAC의 다음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박현 사장은 미디어 사업 경험이 20년 이상이며,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드라마피버 등을 거쳤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앞으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유토파이 스튜디오 이스트를 통해 쌓아온 제작·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 세계 관객에게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IP 확보와 인수, 그리고 AI 인프라
유토파이 스튜디오의 아시아 거점 확보는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회사는 스톡 팜 로드(Stock Farm Road)와 손잡고 유토파이 스튜디오 이스트를 세우며 아시아 진출을 시작했고, 이후 알키미스타미디어(Alquimista Media) 인수를 통해 극영화·드라마 프로젝트 15편 이상을 추가로 확보하며 사업 범위를 넓혔다. 현재 유토파이 스튜디오가 글로벌에서 개발·제작 중인 영화·TV 프로젝트는 약 25편에 이르며, 이 가운데 첫 작품들은 올해 제작에 들어가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 회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지점은 콘텐츠 제작에 AI 기술을 결합한 스튜디오 시스템이다. 유토파이 스튜디오는 한·독 합작 영화 하프 문(Half Moon)에 자체 개발한 시네마틱 스토리텔링 AI 시스템 PAI를 제작 보조 도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양효주가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IP·제작·기술을 하나의 체계로 묶으려는 유토파이 스튜디오의 전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한국과 일본의 이야기를 글로벌 프로젝트로 개발하려는 시도는 유토파이 스튜디오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다만 이번 조직 개편은 지역 제작·개발 조직을 본사 체제 안으로 완전히 편입시키고, 그 위에 AI 기반 제작 인프라까지 얹었다는 점에서 IP 확보 경쟁이 어떤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참고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