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업계에서 로봇 지능을 학습시키는 방식이 두 갈래로 갈리고 있다. 한쪽은 통제된 환경에서 반복 동작을 정제해 데이터를 쌓는 방식이고, 다른 한쪽은 손님이 컵을 쏟거나 로봇이 실수하는 것처럼 실험실에서는 재현하기 어려운 실제 현장의 변수를 그대로 학습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엑스와이지(XYZ)는 후자를 택한 대표적 사례로, 자회사 라운지엑스가 마포와 성수동에서 운영하는 카페 매장이 그 실험장이다.
엑스와이지는 데이터를 외부에서 구매하거나 빌리지 않고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스스로 생산한다. 글러브엑스, 글라스엑스, 고성능 CCTV 등을 통해 하루 약 3,000건의 물리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이 중 학습에 활용 가능한 비율은 약 40% 수준이다. 손님의 반응, 예상치 못한 실수와 사고까지 포함된 이 데이터는 로봇 행동모델 브레인엑스(Brain X) 학습에 쓰인다. 이런 접근은 자율주행 데이터를 도로 위 실제 주행에서 축적해온 테슬라의 전략을 로봇 영역에 옮겨온 것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 데이터가 만든 사업 성과
라운지엑스는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브루를 자사 매장에서 2년 넘게 운영하며 상용화 단계까지 이끌었다. 로봇 전환 이후 매장 순이익은 3배 늘었고, 인건비는 약 70% 줄었다. 바리스브루는 시간당 120잔 안팎의 음료를 제조할 수 있으며, 하루 300~400잔 기준으로 계산하면 인건비가 월 70만 원 수준이다. 같은 양을 사람이 만들 경우 인건비는 월 1,000만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현장 데이터 축적이 곧 수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진 셈이다.

글로벌 자본과의 격차, 그리고 다른 승부수
범용 로봇 지능을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의 자본 규모는 엑스와이지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6억 달러, 스킬드 AI는 14억 달러를 투자받았고, 200달러짜리 장갑형 데이터 수집 장비를 앞세운 선데이 로보틱스도 1억 6,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자본력만 놓고 보면 엑스와이지는 이들과 같은 체급에서 경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엑스와이지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데이터가 나오는 현장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식으로 통제된 환경에서 반복 동작을 정밀하게 찍어내는 방식과 달리, 실제 매장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그대로 축적하는 방식은 다른 기업들이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논리다. 황성재 대표는 과거 플런티를 삼성전자에 매각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이번에도 자체 사업장을 통한 데이터 축적이라는 독자적인 노선을 택했다.

가정용 로봇으로 이어질 흐름
업계에서는 가정용 로봇이 일상에 정착하는 시점을 5~10년 뒤로 내다보고 있다. 카페처럼 통제 가능한 상업 공간에서 축적한 현장 데이터가 이후 가정이라는 더 복잡한 환경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실험실 밖 데이터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방식이 자본 격차를 뛰어넘는 변수가 될 수 있는지, 피지컬 AI 섹터 전체가 지켜보고 있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