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기준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최대 연산 성능을 앞세우던 흐름에서, 생성형 AI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요청 하나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과 전력 효율이 핵심 지표로 세분화되는 추세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하이퍼엑셀이 포브스 아시아가 2026년 8월 26일 발표한 ‘100 To Watch 2026’ 산업·제조 분야에 선정됐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연산 성능에서 추론 효율로
포브스 아시아의 100 To Watch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프로그램으로, 2026년 명단에는 16개 국가·지역의 기업이 포함됐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19개 기업으로 가장 많았고 싱가포르 15개, 중국 10개, 한국과 일본이 각 9개 기업씩 이름을 올렸다. 분야별로는 로보틱스가 10개 기업으로 산업·제조 카테고리 안에서도 비중이 큰 영역이었다.
하이퍼엑셀이 개발하는 LPU(LLM Processing Unit)는 이런 효율 중심 경쟁 구도를 겨냥한 제품이다. 값비싼 HBM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LPDDR5X 메모리와 자체 데이터 처리 구조를 결합해, GPU·HBM 조합 대비 비용과 전력 효율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이동 효율화 아키텍처를 통해 추론 처리량과 비용 경쟁력을 함께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산업 적용과 자금 조달로 이어지는 흐름
이 같은 효율 중심 기술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검증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하이퍼엑셀은 데이터센터 영역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AI 기기 영역에서 LG전자와 각각 PoC를 진행하며 데이터센터부터 온디바이스 AI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이는 추론 효율화 기술이 특정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김주영 하이퍼엑셀 대표는 “이번 선정은 하이퍼엑셀이 집중해 온 AI 추론 특화 반도체 기술과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생성형 AI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추론 단계의 성능과 비용, 전력 효율이 중요해지는 만큼 LPU를 통해 효율적인 AI 인프라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퍼엑셀은 이 같은 기술 방향성을 바탕으로 시리즈B 투자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연산 성능 경쟁에서 추론당 비용·전력 효율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가운데, 이번 선정은 이 흐름에 자리 잡은 국내 기업의 위치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