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통역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업 현장에서 영어 소통 역량의 가치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문장 생성은 AI가 대신할 수 있지만, 협상이나 설득처럼 의도와 맥락을 읽어야 하는 소통은 여전히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문제의식이 기업교육 현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픽이지랩스코리아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2026년 8월 26일 서울신라호텔에서 국내외 기업 경영진과 인사 책임자를 대상으로 이런 흐름을 짚는 행사를 열고 개회사, 기조연설, 대담, 네트워킹 세션을 진행했다.
AI가 커지는데 왜 영어 역량이 더 중요해지나
코너 즈윅 스픽 공동창업자 겸 CEO는 “기업 구성원이 해외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은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AI가 반복적인 번역·통역 업무를 흡수할수록, 사람이 직접 감당해야 하는 소통의 영역은 더 복잡하고 중요한 지점으로 좁혀진다는 취지다. 권오형 암참 부회장도 “기술의 가치는 이를 활용할 역량과 자신감을 갖춘 인재가 있을 때 실현된다”며 “글로벌 기업의 성패는 기술 투자와 함께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AI를 활용하며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의 구성원들과 협업할 수 있는 인재를 얼마나 잘 육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개인 맞춤 교육이 가능해진 배경
생성형 AI는 기업교육의 비용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즈윅 CEO는 “과거 수십 명을 교육하던 비용으로 이제는 1만 명의 임직원에게 각자의 업무에 맞춘 개인별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한 집합교육에서, 전 직원 각각의 업무 맥락에 맞춘 학습으로 방식이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 예산의 효율만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적 변화로 읽힌다.

기술 투자에서 조직 전환으로
행사에서는 AI 교육을 실제 업무 재설계와 성과 확산까지 연결한 한독의 사례도 소개됐다.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업무 프로세스 개편과 조직문화 변화까지 이어가는 체계가 논의된 것이다. 이는 AI 도입이 기술·시스템 관점을 넘어 구성원 역량과 조직문화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결국 이날 논의를 관통한 결론은 하나로 모인다. AI 기술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성과가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으며, 이를 실제로 활용할 인재를 함께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교육 시장이 기술 도입 자체보다 이를 다룰 인재의 역량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가 이번 행사 곳곳에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