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아시아가 2026년 8월 공개한 ‘100 To Watch 2026’ 명단에서 로보틱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분류되면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명단은 16개 국가·지역 100개 기업으로 구성됐으며, 한국 기업은 디든로보틱스를 포함해 총 9곳이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 측은 올해 명단에서 AI 기반 기술 비중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조선소 현장에 로봇을 실제 투입해 용접·검사 공정을 수행한 디든로보틱스가 로보틱스 부문에 포함됐다. 2024년 KAIST 기계공학과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출신 연구자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이족보행 로봇 ‘디든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디든 스파이더’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조선소에 적용해왔다. 김준하 디든로보틱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연에서 상용으로, 갈라지는 경쟁력
피지컬 AI 로봇 섹터에서는 전시장 시연이 아니라 실제 산업 작업 수행 여부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디든 휴머노이드는 최대 32kg의 하중을 연속으로 들어올릴 수 있고, 디든 스파이더는 자석발을 이용해 강구조물 벽면과 천장을 이동하며 작업 사이클타임을 60~70% 줄인다. 두 로봇 모두 조선소의 위험하고 접근이 어려운 작업을 대체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디든로보틱스는 2025년 12월 국내 주요 조선사에 첫 상용 물량을 납품하며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고, 국내 조선사 2곳과 유럽 고객사 1곳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디든 스파이더는 2027년, 디든 휴머노이드는 2028년 양산이 예정돼 있다. 지난 3월에는 아마존 ‘MARS 2026’에도 참가하며 기술력을 노출했다.
중공업 전반으로 번지는 적용 범위
디든로보틱스가 검증한 보행·작업 능력은 조선소를 넘어 철강·플랜트·교량 등 유사한 위험 작업 환경을 가진 산업군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대표는 “조선소에서 검증한 보행과 현장 작업 능력을 바탕으로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산업군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목표를 넘어, 산업용 로보틱스 스타트업들이 실증 현장을 발판 삼아 인접 중공업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는 최근 흐름과 맞닿아 있다.
포브스 아시아가 이번 명단에서 AI 기반 기술과 로보틱스 비중을 함께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시연 단계 기술보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검증된 작업 능력을 갖춘 기업이 글로벌 유망기업 리스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