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커지면서 관절 구동계의 전력 효율 문제가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좁은 관절 내부에 모터 드라이버와 전력소자를 욱여넣어야 하는 구조 특성상 발열과 전력 손실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로봇 성능을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이 시장을 두고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인피니언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GaN(질화갈륨) 기반 구동 반도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팹리스 아이언디바이스가 자체 원천기술을 앞세운 솔루션을 들고 나왔다.
아이언디바이스는 2026년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선전에서 열린 PCIM Asia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용 초소형 GaN 파워 스테이지 솔루션을 공개하고, 통합형 BLDC 서보 액추에이터(Integrated BLDC Servo Actuator) 데모를 시연했다. 100V 하프브릿지 GaN 전력소자와 게이트드라이버를 단일 패키지로 통합하고 FoWLP(Fan-out Wafer Level Package) 공정을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패키징 기술로 공간·발열 문제 동시 해결
업계에서는 GaN 전력소자의 성능만큼이나 패키징 방식이 관절 내 소형화 경쟁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아이언디바이스는 FoWLP 패키징으로 열 방출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패키지 두께와 면적을 줄여, 온저항(RDS(on)) 5.5mΩ의 세계 최소형 GaN 파워 스테이지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온저항을 낮추면 발열과 전력손실, 노이즈가 함께 줄어드는 만큼 QDD 액추에이터를 비롯한 고부하 연속 구동 환경에서의 검증이 이번 데모의 초점이었다.

글로벌 고객사도 GaN 전환 검토
전시장을 찾은 한 글로벌 고객사 관계자는 “액추에이터 모터 드라이버 IC의 열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aN 기반 전력소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해 고출력·고효율 제어가 필요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는 관절 구동계 전력 문제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로봇 산업 전반의 공통 과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지컬 AI로 확장되는 적용 분야
선정현 아이언디바이스 부사장은 “피지컬 AI 시대에는 차세대 기기의 소형화와 고효율을 동시에 충족하는 화합물 전력소자용 파워 IC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초소형화와 고집적화, 저손실 경쟁력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향후 적용 분야를 로봇 관절 액추에이터에서 로봇핸드, 피지컬 AI 기기,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시스템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글로벌 GaN 구동 반도체 시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인피니언테크놀로지 등이 주도해왔지만, 아이언디바이스처럼 자체 원천기술로 소형화·저손실 경쟁력을 내세우는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전력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