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을 향한 투자 심사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데모나 기술 시연으로 가능성을 증명하던 시기를 지나, 실제 사용자 수와 기업 도입 성과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AI 검색·에이전트 스타트업 라이너(LINER)가 2026년 8월 25일 LB인베스트먼트 주도의 시리즈C 라운드에서 500억원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CJ인베스트먼트가 후속 투자자로 참여했고, KDB산업은행·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KB증권·대신증권·스틱벤처스가 신규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직전 라운드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투자로, 라이너의 누적 투자금은 약 940억원으로 늘었다.
트래픽이 말해주는 순위
시밀러웹이 집계한 2026년 7월 말 기준 글로벌 AI 서비스 트래픽 순위에서 라이너는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로 뒤를 포우(31위), 미스트랄 AI(32위), 글린(35위)이 잇는다. 라이너는 220여 개국에서 1,4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의 ‘인기 생성 AI 소비자 앱 TOP 100’에는 2024년부터 4회 연속 선정됐다. 데모 단계의 기술력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지표들로, 실제 이용자 기반이 투자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력에서 사업 성과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라이너는 정보의 정확성이 핵심인 AI 검색과 에이전트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며 “세계 시장에서 실제 트래픽과 사업 성과를 만들어낸 점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이번 투자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라이너의 자체 개발 컴포넌트 기반 검색 특화 LLM은 SimpleQA 벤치마크에서 95.3점을 기록해 오픈AI의 GPT-4o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고, 약 5억건 규모의 학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라이너 스콜라(Liner Scholar) 등 서비스로 정확성을 입증해왔다.
B2C에서 국가 단위 B2B로
라이너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책 AI 플랫폼 ‘휴메인 원(HUMAIN ONE)’에 검색 엔진을 공급하기로 했다. 개인 이용자 대상 서비스로 트래픽을 쌓아온 스타트업이 국가 단위 B2B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사례다. 라이너 스콜라, 라이너 라이트(Liner Write), 라이너 파이낸스(Liner Finance) 등으로 이어온 B2C 서비스 확장과 기업용 AX 시장 진출이 동시에 평가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AI 에이전트의 핵심인 신뢰성을 책임질 기술 인프라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검색과 에이전트 기술력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글로벌 AI 기업들과 경쟁하고 B2C와 B2B AX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유치한 자금은 검색·에이전트 기술 고도화, AI 인프라 확충, 인재 확보, 해외 마케팅에 투입될 예정이다. 실사용 트래픽과 기업 도입 성과가 투자 유치의 핵심 근거로 자리 잡은 흐름 속에서, 라이너의 다음 행보가 유사한 성장 궤적을 그리는 AI 스타트업들의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