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조 시스템(ADAS)이 보편화되면서도 정지 물체나 도로 작업 구간 앞에서는 여전히 반응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적응형 순항제어(ACC)와 관련된 고속도로 2차 사고 치사율은 전체 고속도로 사고 대비 11배 이상에 달할 만큼 위험도가 높다. 이런 배경에서 차량 자체가 아니라 도로 인프라가 능동적으로 감속을 유도하는 기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레이더 기반 스마트 모빌리티 안전 솔루션 기업 바이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ACC 충돌방지 시스템으로 2026년 8월 25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제110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IR52 장영실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매일경제신문이 공동 운영하는 상으로, 이번 수상자 명단에는 김병성, 박세경, 최승운, 박종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차량이 아닌 도로가 신호를 보낸다
바이다의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가상의 저속 선행차 정보를 만들어내는 기술 RTS10을 기반으로 한다. 차량용 레이더가 사용하는 77GHz 주파수 대역으로 가상 신호를 송출해, 차량에 별도 장치를 달지 않고도 ACC가 스스로 감속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작업 구간이나 정지 상황을 인프라가 먼저 인지해 차량에 신호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차량 단독 센서에 의존하던 기존 ADAS와는 접근 자체가 다르다.

공인시험과 해외 무대에서 확인된 신뢰성
이 기술은 2024년 12월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 공인시험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놓치지 않고 인식하는 능력을 검증받았다. 시험 결과 접근 차량 검지 인식률과 ACC 차량 감속 수용률 모두 100%를 기록했고, 평균 감속률은 83% 이상으로 나타났다. 위험을 감지한 뒤 경보까지 걸리는 시간은 0.587초에 불과했으며, 옆 차로 차량을 잘못 인식하는 오검지율은 0%였다. 국내 인증에 이어 2026년 4월 열린 인터트래픽 암스테르담 2026에서도 혁신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되며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인프라 기반 안전망으로의 확장
김병성 바이다 대표는 “IR52 장영실상 수상을 통해 ACC 충돌방지 시스템의 기술력과 공익적 가치를 인정받아 뜻깊다”며 “자율주행 시대의 기술적 한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새로운 도로 안전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다는 이번 기술을 차량과 도로, 작업자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안전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V2X와 6G 인프라 센싱 기술 개발과 해외 파트너십, IPO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차량 센서의 한계를 인프라 신호로 보완하려는 이번 접근은, ADAS가 놓치는 정지 구간·작업 현장 사고를 줄이기 위한 도로 안전 기술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자율주행 상용화가 가까워질수록 차량 단독 기술만으로는 도로 위 모든 변수를 커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 인프라 기반 보완 기술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