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거치며 크리에이터 경제와 지역 축제 시장은 큰 폭으로 재편됐다. 오프라인 행사가 멈추고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는 사이 캐릭터 IP, 인플루언서, 지역 콘텐츠 시장에서는 기존 방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수요가 생겨났고, 이 흐름을 먼저 읽어낸 사업자들은 시장이 완전히 자리 잡기 전에 진입해 기회를 선점했다. 김세훈 스미스 대표는 2017년 겨울 인형뽑기방 유행 당시 15~25cm 크기 인형 약 60만 개를 판매하며 캐릭터 IP 사업을 시작한 이래, MCN과 지역 콘텐츠, 컴퍼니빌딩·투자, K브랜드 해외 유통까지 시장 변화를 좇아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캐릭터 IP에서 MCN으로, 소비 흐름을 먼저 확인하다
김 대표는 일본 캐릭터 라이선스를 확보해 인형을 제작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핑크퐁, 캐치! 티니핑 등 캐릭터 IP의 공연·행사 권리를 확보하며 싱어롱쇼와 LBE(Location Based Entertainment) 사업을 연간 약 600회 규모로 운영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그는 “처음부터 다 알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일단 해보고 시장에서 워킹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크리에이터 시장의 변화도 사업 확장의 계기가 됐다. 오프라인 행사가 위축되면서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늘었고, MCN 영역으로 사업을 넓힌 것도 이 같은 시장 변화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였다. 2021년에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인플루언서 부문에 참여하며 지역 콘텐츠와 소상공인 마케팅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소상공인 대상 온라인 마케팅 강의를 진행한 것도 이 흐름의 연장선이었다.
컴퍼니빌딩과 투자로 이어진 사업 구조
스미스는 5년 이상 함께한 직원을 독립시켜 별도 회사를 만드는 방식을 2022년부터 운영해왔다. 이렇게 설립된 회사는 현재 스미스 외 6곳에 이른다. 김 대표는 “제가 못하는 영역을 이 친구가 더 잘해서 기업을 키울 수 있다면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보지 못하는 시장을 그 친구가 볼 수도 있으니까요”라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사업은 창업 4년 차에 처음 활용했다. 이후 정책자금과 모태펀드를 경험하면서 LP로 투자에도 참여하는 구조로 이어졌다. 정부의 정책자금이 사업으로 집행되고 민간 투자와 모태펀드가 결합하는 구조 속에서, 이종 영역의 자산을 조합해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방식이 스미스의 일관된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K브랜드 해외 유통 시장으로의 이동
지난 8년간 캐릭터 IP와 지역 콘텐츠, 투자 사업을 쌓아온 김 대표는 최근 K브랜드 해외 유통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서울 DDP를 시작으로 베트남 하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프랑스 파리에서 팝업과 마케팅을 진행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 그로브(The Grove)에서는 K-뷰티·라이프스타일 팝업 ‘이설(EESEOL)’을 운영하며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과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홈쇼핑, KOTRA와는 해외 유통 판로 개척 사업을 약 60억원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유통망 구축을 논의하는 단계에 있다. 김 대표는 “다시 15년 전으로 돌아가 제가 20대 때 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K자가 붙은 브랜드를 해외에 판매하고 유통해볼 기회가 생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처음부터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 나가서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며 현지 네트워크 없이도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릭터 IP에서 시작해 MCN, 지역 콘텐츠, 컴퍼니빌딩·투자를 거쳐 해외 유통으로 이어진 스미스의 궤적은, 시장 변화가 감지될 때마다 소규모로라도 먼저 진입해 반응을 확인한 뒤 사업을 붙여나가는 방식이 반복돼 만들어진 결과다. 코로나19 전후로 크리에이터 시장과 지역 축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예산과 수요가 생기는 지점을 먼저 파악하려 한 접근이, 지금은 K브랜드 해외 유통이라는 다음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