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연습을 그만두는 이유는 대개 기초 과정 자체가 아니라, 좋아하는 곡과 자기 실력 사이의 간격 때문이라는 진단이 AI 음악 교육 서비스들의 최근 기능 설계에 반영되고 있다. 교재 순서를 따라가는 대신 좋아하는 곡을 쉬운 버전으로 먼저 쳐보게 하고, 막히는 구간을 AI가 짚어주는 방식이 입문자용 학습 기능의 공통된 축으로 자리잡는 흐름이다.
엠피에이지(MPAG)가 운영하는 AI 음악 교육 및 악보 거래 앱 마이뮤직파이브(mymusic5)가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앱은 인기곡 50곡의 주요 구간을 쉬운 난이도로 편곡한 악보와 기초 개념 안내, 주의 마디 반복 연습, AI 음성 피드백, 실시간 연주 위치 추적 및 악보 자동 넘김 기능을 결합한 입문자용 학습 기능을 국내에 출시했다. 기능은 국내 운영 결과를 확인한 뒤 일본, 미국 등으로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AI가 채점기가 아니라 길잡이로 쓰이는 이유
이 영역에서 AI의 핵심 가치는 연주를 완벽하게 평가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혼자 연습할 때 어디서 막히는지를 빠르게 찾아주는 역할이 더 크다는 점이 이번 기능 설계의 전제다. 마이크로 소리를 인식해 실시간으로 연주 위치를 추적하고 악보를 자동으로 넘기는 방식이지만, 소음과 음량, 연주자와 마이크의 거리, 연주 속도에 따라 인식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고 양손 연주나 페달 사용이 더해지면 분석 난도는 한층 올라간다.
이런 한계 때문에 학습 효과를 가늠하는 기준도 단순한 정답률보다 완주율, 오류 감소 추이, 난도 단계 이동 여부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곡 50개를 확보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각 곡의 난도를 어떻게 설계하고 입문자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경로를 어떻게 짜느냐가 서비스의 실질적 경쟁력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오픈마켓형 악보 거래가 만드는 학습 콘텐츠 기반
마이뮤직파이브는 60만개 이상의 악보와 창작자 거래 구조를 갖춘 오픈마켓을 기반으로 AI 학습 서비스를 얹은 형태다. 이번 입문자용 악보에는 플라워 댄스, 코우를 쫓아, 히사이시 조의 Summer, 마음만은 피아니스트, 코코로와 뮤지션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들이 포함됐다. 엠피에이지 생태계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1만여 명의 아티스트와 400만 명의 이용자가 이 거래 구조 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마이뮤직파이브 단일 앱이 아닌 엠피에이지 생태계 전체의 수치다.
이 같은 콘텐츠 기반은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엠피에이지의 해외 매출 비중은 북미, 아시아, 유럽을 합쳐 전체의 약 70%에 달하며,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61억원,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정인서 엠피에이지 대표는 “피아노를 향한 첫 배움이 즐거운 경험이 되도록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기능을 설계했다”며 “누구나 좋아하는 곡으로 음악을 시작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실전형 AI 음악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입문자용 악보와 AI 피드백을 결합한 구조는 국내 시장을 넘어 이미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이 회사의 사업 구조와 맞물려, 순차 확장 계획이 실제 해외 이용자 경험으로 이어질지가 이 흐름을 지켜보는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