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을 늘리려면 비용도 함께 불어난다는 이커머스 업계의 오랜 성장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컬리가 2026년 2분기 연결 실적 잠정 집계를 발표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이 회사의 2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7348억원, 영업이익은 1991% 증가한 27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흑자는 6개 분기 연속 이어졌고, 당기순이익은 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보다 빠른 이익 성장, 구조 변화의 신호
주목할 지점은 매출 성장률(27%)과 영업이익 증가율(1991%) 사이의 격차다. 거래액이 늘어난 만큼 비용도 늘어나는 것이 이커머스 업계의 통상적 흐름이었다면, 이번 실적은 그 공식에서 벗어난 사례로 읽힌다. 컬리의 2분기 전체 거래액(GMV)은 1조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고, 매출총이익률은 1.5%포인트 상승한 35.3%를 기록했다.

3P 확대가 바꾼 원가 구조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의 배경에는 3P(판매자배송) 비중 확대가 있다. 직매입 중심이었던 포트폴리오가 풀필먼트(FBK)와 오픈마켓형 사업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다변화되면서, 수수료 중심 거래가 매출원가 구조 자체를 바꿔놓은 것이다. 실제로 3P(FBK 포함) 거래액 증가율은 32.1%로 마켓컬리(25.7%)와 뷰티컬리(13.5%)를 웃돌았다. 전 부문에서 거래액이 고르게 늘어난 가운데, 수수료 기반 사업의 성장 속도가 가장 두드러진 셈이다.
재무 안정성도 함께 확보됐다. 2분기 현금성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3729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종훈 컬리 경영관리총괄(CFO)은 “외형 확대와 내실 있는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며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력 사업과 신사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향후 IPO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액 확대와 비용 증가가 짝을 이루던 이커머스 업계의 관행 속에서, 수수료 기반 사업 비중 확대를 통한 수익 구조 전환이 하나의 대안 경로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