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AI 전환(AX)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전담 조직이 도구를 개발해 배포하는 방식에서, 현업 직원이 자신의 업무 문제를 직접 찾아 AI 도구를 만드는 방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리멤버앤컴퍼니(리멤버)가 상반기 사내에서 발굴한 직원 제작 AI 도구 사례 70여건은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리멤버는 지난해 말 AI-First Company를 지향하며 AX CIC를 신설했다. 이후 지난 3월 AX Day를 열어 초기 활용 사례를 공유했고, 이어진 교육과 오피스아워 운영을 통해 현업 부서로 확산됐다. 그 결과 상반기에만 영업·운영·개발·디자인·경영지원 등 부서별로 다양한 자동화 도구가 등장했고, 이를 결산하는 자리로 'AX 페스타'를 개최했다.
현업이 만든 도구, 숫자로 드러난 성과
영업 부서에서는 세일즈 AX 도구를 적용한 뒤 영업 준비 시간이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견적서 및 계약서 자동화 시스템은 서류 준비 시간을 70% 단축했고, 도입 한 달 만에 담당자 활용률이 80%에 달했다. 리서치 부서의 설문 세팅 자동화 도구는 기존 3~6시간 걸리던 설문 설정 작업을 약 30분으로 줄였다.
운영·디자인 영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확인된다. 비즈 오퍼레이션 포털은 개발·수정 업무 처리 시간을 97% 단축했고, 배너 스튜디오는 배너 제작 시간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이 밖에 신규 입사자 온보딩 자동화 툴 등도 현업 주도로 만들어졌다.

전담 조직은 지원, 실행은 현업
이 구조에서 AX CIC의 역할은 도구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통 기반과 교육, 오피스아워를 지원하는 데 있다. 실제 기획과 활용은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현업 부서가 주도한다. 정현호 리멤버 AX CIC 대표는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직접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이 AX의 핵심”이라며 “현업 담당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발적인 업무 혁신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호 리멤버 총괄대표는 “구성원의 역량과 혁신 의지를 바탕으로 현업 주도의 AX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임직원이 직접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조직 문화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업 주도형 AX 확산이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자리잡을지는, 개별 도구들이 일회성 시연에 그치지 않고 실사용률과 성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