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ERP 시장에서 패키지형 소프트웨어와 SI(시스템통합) 개발 사이의 공백을 겨냥한 정찰제 구축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엑셀로 업무를 관리하던 기업이 규모가 커지면 ERP 도입을 검토하지만, 표준화된 패키지 ERP는 맞춤성이 떨어지고 SI 개발은 비용과 기간 부담이 크다는 점이 시장의 오랜 문제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사 바틀은 2026년 8월 11일 이 틈새를 겨냥한 고정가 기업 맞춤형 ERP 구축 모델과 AI 애드온 상품을 공개했다.
고정가 구축, 기간·범위를 못 박다
바틀의 표준형 상품은 구축비 990만원, 구축 기간 12주로 고정돼 있다. 업무분석-설계-개발-데이터이관 4단계로 진행되며, 계약 범위 내에서는 추가 개발비가 발생하지 않는다. 위시켓이 집계한 2026년 맞춤 ERP 개발 평균 견적이 1억6480만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표준형은 영업·매출, 구매·매입, 재고관리, 인사·근태, 회계 연동, 경영 대시보드, 권한·보안, 알림·자동화 등 8개 모듈로 구성되며, 월 유지보수 비용은 44만원이다. 구축 과정에서 고객사는 주 1회 60분가량 미팅에 참여하면 되고, 구축 후에는 1개월의 무상 안정화 기간이 주어진다. 구축이 끝나면 소스코드와 데이터베이스를 고객사에 그대로 제공해, 이후 자체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기업 규모별 4단계 가격 구간
바틀은 기업 규모에 따라 라이트, 표준형,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4단계로 상품을 나눴다. 라이트는 10명 안팎 기업을 대상으로 핵심 모듈 2~3개를 담아 590만원부터 시작한다. 표준형은 10~30명 규모 기업을 위한 990만원 상품이고, 비즈니스는 30~100명 기업을 대상으로 2490만원부터, 엔터프라이즈는 100명 이상 조직을 대상으로 5000만원부터 책정됐다. 규모별 구간을 나눈 것은 정찰제 모델이 소규모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조직 규모가 커질수록 필요한 모듈과 복잡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반영한 구조로 보인다.
ERP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애드온 정찰제
바틀은 ERP 구축과 별개로 ERP 내부 데이터를 조회·처리하는 AI 애드온 11종도 정찰제로 제공한다. AI 데일리 브리핑은 구축비 250만원에 월 이용료 5만원, 전표 초안 생성 기능은 구축비 400만원에 월 8만원, 자연어 데이터 조회 기능은 구축비 400만원에 월 8만원, AI 이상 감지 기능은 구축비 300만원에 월 5만원이다. 여러 기능을 묶은 AI 스타터 팩은 구축비 690만원에 월 12만원이며, 6개 기능을 포함한 AI 풀 팩은 구축비 1490만원에 월 22만원으로 책정됐다. ERP 구축 자체를 정찰제로 낮춘 뒤, 그 위에 데이터 기반 AI 기능을 별도 옵션으로 얹는 구조다.
바틀은 마리아병원, 딜라이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보생명, 작심독서실, 사람인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대상으로 정찰제 가격과 12주 구축 기간이라는 약속을 유지하면서, 구축 이후 장기적인 유지보수와 운영 지원까지 감당하는 것이 이 모델이 시장에서 안착하기 위한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