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기업을 향한 시장의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은 매출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가 성장성의 척도였다면, 이제는 그 성장이 손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함께 요구된다. 루닛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실적은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매출 성장과 손실 축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
루닛의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457억6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19억1100만원에서 289억6200만원으로 약 31% 줄었고, EBITDA 적자는 292억5200만원에서 146억4800만원으로 약 50% 감소했다. 매출 확대와 손실 축소가 같은 반기에 함께 나타난 셈이다.
해외 매출이 이끄는 성장, 비용 구조는 별도로 관리
이번 성장은 해외 사업이 이끌었다. 해외 매출은 434억33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5%를 차지했고, 국내 매출은 23억3300만원에 그쳤다. 암 검진 사업 매출은 428억3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으며 북미 매출 증가율은 30%에 달했다.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의 상반기 매출은 29억2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매출 성장을 손실 축소로 이어붙인 것은 비용 관리 방식의 변화다. 루닛은 비용 효율화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예산 집행 구조를 점검해, 매출 성장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비용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암 검진 사업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고, 루닛 스코프도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하고 있다”며 “매출 인식이 몰리는 하반기에는 손실 규모를 추가로 줄이고 더 큰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루닛은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약 460억원 수준이었던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매출 인식이 집중되는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올해 EBITDA 기준 연간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유지하고 있다. 매출 성장 자체보다 그 성장이 손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앞으로 이 시장에서 기업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