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2026년 1월 철강·알루미늄 등 6개 품목군을 대상으로 본격 시행되면서 유럽 수출기업의 탄소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기후핀테크 기업 후시파트너스(공동대표 이행열·조성훈)는 10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글로벌 탄소시장 전문기업 ACT그룹(ACT Group)과 CBAM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은 ACT그룹의 싱가포르 소재 아시아태평양 법인 ACT Solutions APAC Pte. Ltd.와 맺었다.

양사 협약은 국내 배출량 산정·검증과 유럽 인증서 비용 관리를 하나의 대응 체계로 연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후시파트너스는 2021년 설립된 기후핀테크 기업이고, ACT그룹은 2009년부터 EU 배출권거래제(EU ETS) 관련 시장에 참여해 온 환경시장·탄소시장 전문기업이다.
제도 일정: 보고에서 비용으로
CBAM은 EU로 수입되는 특정 제품의 생산 과정 탄소배출량에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수입자가 CBAM 인증서를 구매해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인증서 판매는 2027년 2월 시작된다. 수출기업은 배출량 산정·보고에 더해 인증서 구매 비용까지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후시파트너스 설명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CBAM 인증서 가격은 이산화탄소 환산량 1톤당 82.32유로로, 2분기보다 약 9% 올랐다. 가격 산정 주기는 2027년부터 분기 단위에서 주 단위로 바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배출량 산정과 함께 인증서 가격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도 검토해야 한다.
실제 배출량 데이터가 없을 때 적용되는 EU 기본값에는 할증이 붙는다. 할증률은 2026년 10%이고 2028년 이후 30%다. 2028년부터는 자동차 부품 등으로 적용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공급망의 국내 제조기업이 제도 변화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역할 분담: 데이터는 후시, 인증서 비용은 ACT
후시파트너스는 자체 d-MRV(디지털 측정·보고·검증) 플랫폼 ‘카본AI’로 CBAM 적용 품목 판정, 협력사 배출량 데이터 수집, 제품별 내재배출량 산정을 지원한다. 검증 대응과 신고용 데이터 작성도 맡는다. 후시파트너스는 이 밖에 AI 탄소플랫폼 후시커넥트(Hooxi Connect)로 감축사업 발굴, 배출량 측정·보고·검증, 배출권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ACT그룹은 EUA(EU 배출권) 가격 리스크 관리와 배출권 조달·정산·보관을 담당한다. EUA는 CBAM 인증서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EU 배출권이다. ACT그룹 자회사 ACT Financial Solutions B.V.는 EU 인가 금융투자회사로 EUA 현물·선도·옵션 거래와 고객 명의 배출권 보관을 제공한다.
생산시설은 한국에, 수입·신고 법인은 유럽에 있는 기업은 데이터 관리와 비용 대응을 따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양사는 EU에 생산·판매법인을 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CBAM 비용 노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2027년 인증서 구매 의무에 대비한 대응 체계 구축도 지원한다.
양사 발언과 후시파트너스의 이력
조성훈 후시파트너스 공동대표는 “CBAM은 이제 보고 의무가 아니라 수출기업과 유럽 현지법인이 함께 관리해야 할 비용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쌓아 온 배출량 산정과 검증 역량에 ACT의 유럽 탄소시장 실행력을 더해 한국 기업이 2027년 인증서 구매 의무가 시작되기 전에 대응 체계를 갖추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루카스 보그트 ACT그룹 아시아태평양 영업총괄은 “한국은 EU CBAM의 영향이 큰 수출국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후시파트너스와 함께 한국 기업이 주 단위로 바뀌는 인증서 가격 변동에 대비하고, 예상 비용을 미리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후시파트너스는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구미국가산업단지 탄소중립 대표모델 구축사업에서 수출기업 대상 CBAM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10월 19일에는 KG모빌리티와 EU 탄소규제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협력사 부품별 내재배출량 산정 실증을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으로 후시파트너스가 국내 제조업 공급망에서 해 온 탄소배출량 산정 사업은 유럽 탄소시장 대응 영역으로 넓어진다.
양사는 탄소시장 정보 교류를 추진하고, 협력 범위를 재생에너지·해외 사업장 감축·자발적 탄소시장으로 넓힐 방침이다. 공급망 데이터 수집·산정 경험에 ACT그룹의 유럽 탄소시장 서비스를 결합해 CBAM 대응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