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개발·출시 주기를 줄이고 협력 방식과 공급사 선정 기준까지 다시 짜고 있다는 진단이 한국무역협회(KITA)가 연 포럼에서 나왔다. 협회는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제2회 KITA 혁신포럼 – 미국 산업 혁신 트렌드'를 열었다. 미국 진출과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문가 네 명이 미국 산업 변화와 시장 진입 전략, AI 법·규제, 기업의 AI 전환, 저궤도 위성통신을 차례로 발표했다.

AI가 바꾸는 미국 시장의 경쟁 조건
AI가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면서 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지고, 협력 방식과 공급사 선정 기준도 재편되고 있다는 시장 진단이 제시됐다.
성장 속도를 보여주는 사례로는 AI 기업들의 매출 곡선이 소개됐다. 앤트로픽은 연간 반복 매출(ARR)이 10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늘어나는 데 7개월이 걸렸다. 매출이 0에서 1억 달러까지 가는 데 러버블(Lovable)은 8개월, 커서(Cursor)는 12개월이 걸렸다. 산업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사례로는 2025년 말 엔비디아와 그록(Groq) 사이에 있었던 라이선스·인력 관련 거래도 거론됐다. AWS와 앤트로픽의 장기 협력 역시 같은 사례로 언급됐다.
현지 관계와 암묵지가 진입의 열쇠
김범수 퀀텀프라임벤처스 대표는 '미국 혁신산업 동향과 한국 수출기업의 미국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공개된 형식지보다 현지 관계 속에서 쌓이는 암묵지, 그리고 바이어의 명단에 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발표 자료에는 “공개 정보는 결과이고, 암묵지는 그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 문장이 담겼다.
현지 경쟁사는 협회와 콘퍼런스, 지역 네트워크에서 관계를 이어가며 바이어 명단에 오른다. 한국 기업이 한두 차례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는 같은 위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소개는 인맥의 문제가 아니라 진단 결과”라고 말했다.
진출 기간에 대해서는 최소 3년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1년차에는 학습과 관계 형성, 2년차에는 GTM(시장 진출 전략) 재설계에 집중한다. 3년차에는 반복 거래가 일어나는지 확인한 뒤 확장을 판단하라는 단계별 안이다.
규제와 조직 운영: AI 도입의 두 과제
장은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미국 AI 산업 혁신과 법·규제 동향'을 발표했다. 제품 설계 단계부터 목표 시장의 법적 요건을 반영하고, 연방·주·도시 단위 규제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사업화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으로 제시됐다.
윤성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는 AI 혁신과 프론티어 기업 전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AI 도입 성과는 개인 역량보다 조직의 운영 방식과 시스템에 좌우되며, 관리자의 지원과 조직문화 개선, 업무 절차 재설계가 함께 이뤄져야 AI 투자가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이어진다고 짚었다.
저궤도 위성통신과 한미 협력
윤현우 아마존 레오(Amazon Leo) 대표는 저궤도 위성통신을 발표했다. 해상·산간 등 지상망이 닿기 어려운 지역에도 연결을 제공할 수 있고, 한국 기업에는 기술 협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행사에서는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이 축사를 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급변하는 첨단기술 산업 흐름을 파악하고 선제 대응하는 일이 수출기업의 필수 과제라고 짚으며 우리 기업의 혁신 성장과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