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부동산 정보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어 이용자가 이를 종합하고 해석해 결정에 쓰기 어렵다는 문제를 풀겠다는 스타트업이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빅테크플러스를 이끄는 함배일 대표는 금융기관용 부동산 업무 자동화 서비스 독큐(DocQ)와 개인 전월세 계약·관리 앱 홈큐(HomeQ)를 운영하며, AI 기반 부동산 의사결정 서비스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홈큐의 진단 결과는 등기부등본·건축물대장 등 공적장부와 시세 정보를 결합해 제공한다.

금융기관 업무 자동화에서 출발한 독큐
함 대표는 한국평가데이터와 신용보증기금에서 약 17년간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기획·운영했다. 한국평가데이터에 있던 2012년에는 신용평가회사 최초로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개발해 주요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에 도입했다. 함 대표는 2014년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에 진학해 부동산 정보 시장을 디지털화할 가능성을 검토했고, 이후 창업 스터디를 운영하며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2019년에는 금융위원회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했고 예비창업패키지에도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같은 해 9월 빅테크플러스를 설립했다.
함 대표는 창업 당시의 문제의식을 이렇게 설명했다. “부동산은 가계 자산의 70%가 넘는데, 정보 시장은 여전히 종이와 수작업에 머물러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죠. 부동산 거래와 금융 심사에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지만, 상당 부분은 기술로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였어요.”
독큐는 금융기관의 반복적인 정보 수집·분석 업무를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부동산등기, 법인등기, 토지·건축물대장, 지적도 등 공적장부를 실시간으로 열람·분석한다. 독큐가 현재 확보한 데이터는 부동산등기 2246만 건, 토지대장 4113만 건, 건축물대장 2762만 건이다. 연간 등기 열람 규모는 1000만 건을 넘는다.
고객사로는 카카오뱅크, KB국민은행, 제주은행, 우리은행, 케이뱅크 등이 있다. 제주은행과 우리은행에는 담보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공매 플랫폼 온비드에는 등기열람 서비스를 공급하며, 2026년 9월부터는 등기열람 비용을 이용자 건별 결제 대신 기관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계약 이후까지 챙기는 개인용 앱 홈큐
기존 부동산 플랫폼이 매물 탐색과 가격 비교에 집중했다면, 홈큐는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한 이후의 과정에 집중한다. 계약 전 안전진단부터 확정일자, 전입신고, 월세 납부, 등기 변동 알림까지 한 앱에서 제공하고 있다. 빅테크플러스는 2026년 5월 카드로 월세를 납부할 수 있는 홈큐페이를 출시했다.

함 대표는 서비스 방향을 이렇게 말했다. “어떤 집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집에 들어가도 안전한지, 들어간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챙기는 서비스가 필요했죠.”
2026년 6월 말 기준 홈큐 가입자는 41만4695명이다. 올해 상반기 전세보증금 안전진단은 7만1511건이었다. 카카오뱅크의 ‘똑똑한 전세관리’ 서비스와 KB국민은행의 전세 관련 서비스에는 홈큐의 안전진단 기술이 공급된다.
당근부동산이 실제 거래를 마친 이용자 9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부동산 의사결정에 평균 3.6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판정만이 아니라 근거와 기준일을 보여준다
홈큐는 진단 결과와 함께 기준일·근거 데이터·적용 규칙을 제시한다. 안전 여부를 판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확인된 위험 요인과 추가로 살펴볼 항목을 구분해 준다. 정보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를 아는 일이 부동산 거래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이 계약의 안전을 보증하지는 못한다. 체납 세금이나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처럼 공적장부에 나타나지 않는 위험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매출 6배 성장, 반기 첫 흑자
빅테크플러스의 매출은 2024년 12억원에서 2025년 77억7000만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2026년 상반기에는 매출 47억원, 당기순이익 1억원을 기록해 반기 기준 처음 흑자를 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2026년 10월 기준 임직원은 30명이고, 이 가운데 개발 인력이 70% 이상이다. 한정된 인력으로 금융기관 프로젝트와 소비자 서비스를 함께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AI 조직을 확대하고 사내 AI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개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담보평가 SaaS 표준화도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마다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반복 매출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통합 AI 에이전트와 마이데이터
빅테크플러스는 주택 추천, 권리분석, 금융, 계약, 세무, 사후관리를 잇는 통합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홈큐 기능과 구분된다. 마이데이터 허가를 주요 과제로 삼아 개인 금융 정보를 결합하는 서비스로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함 대표는 범용 AI와의 차이를 이렇게 짚었다. “범용 AI는 그럴듯한 답을 내놓을 수 있지만, 등기나 세무, 금융 규칙까지 검증하지는 못하죠. 공적장부의 근거와 적용 규칙을 함께 제시하는 AI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사업을 넓히더라도 매물 탐색, 중개, 대출 실행은 기존 플랫폼과 금융기관의 몫으로 두고, 정보 연결과 검증 기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사 브릿지론과 동남아 진출
전세 계약이 끝날 때 보증금 반환이 늦어 생기는 자금 공백에 대응하는 이사 브릿지론은 2027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제휴 금융기관이나 별도 법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가 첫 진출 후보지다. 담보 가치를 검증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현지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모델을 구상하며, 첫 해외 매출 목표 시점은 2027년 하반기다.
함 대표는 3년 뒤의 모습을 이렇게 그렸다. “3년 뒤에는 집과 돈에 관한 결정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