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네이버, 여기어때, 산돌, 윤디자인, 에이치투케이(H2K), 셈틀이 각자의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한글의 가치를 알리고, 한글이 디지털 환경에서 읽고 쓰고 개발하는 도구로 쓰이는 사례를 보여주려는 시도다. 디지털 기록 캠페인, 브랜드 서체, AI 한글 교육, 한국어 프로그래밍 언어까지 갈래는 다양하다.
디지털 기록으로 남기는 한글의 100년
네이버는 10월 1일부터 18일까지 한글날 제정 100주년 캠페인 ‘모두의 한글’을 진행한다. 시대별 한글 기록을 디지털 콘텐츠로 만들어 소개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2008년부터 19년간 한글 캠페인을 이어왔다.

‘100년의 한글’ 콘텐츠에는 1926년 박두성 선생이 만든 한글 점자, 1955년 아버지가 남긴 글, 2003년 한 주부의 가계부 등이 담겼다. 민음사의 인문잡지 《한편》과 협력한 ‘10인의 한글’에는 작사가와 시인, 서체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국어국문학자 등이 참여했다.
네이버 해피빈 이일구 대표는 “한글은 네이버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기반인 만큼 지난 19년간 일회성 기념에 그치지 않고 한글의 쓰임과 기록을 넓히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고 말했다.
브랜드 서체로 한글을 일상에 놓는 기업들
여기어때는 자체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브랜드 서체 ‘잘난체’의 활용 사례를 제보받는 이벤트 ‘잘난체 찾고 여행어때’를 연다. 일상에서 잘난체를 발견해 제보하면 올해 12월까지 매월 추첨을 통해 5만 포인트를 지급한다. 여기어때 잘난체 시리즈는 한글 1만1172자를 지원한다.

글꼴 개발 기업 산돌은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과 공동 개발한 브랜드 서체 ‘SD CU 좋은친구’를 출시했다. 출시 기념으로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 연말에는 이 서체를 적용한 과자와 굿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윤디자인은 한글문화연대가 창간한 온라인 매체 ‘한글신문’의 제호 디자인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AI 한글 교육과 나눔
AI 한글 교육 앱 ‘소중한글’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에이치투케이는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제7회 ‘한글 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용권을 1건 판매할 때마다 같은 수량을 한글 학습 지원이 필요한 아동에게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 캠페인은 2020년 시작됐고, 올해는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소중한글 1년 이용권을 8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에이치투케이 홍창기 대표는 “한 가정의 배움이 또 다른 아이의 배움으로 이어지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한글의 가치와 나눔의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어 문장으로 코드를 쓰는 ‘훈민정음’
카이스트 재학생이 창업한 스타트업 셈틀은 한글날인 9일 한국어 문장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 ‘훈민정음’과 IDE를 공개했다. 영어 기반 명령어와 문법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와 달리, 한국어 문장 구조를 살려 코드를 작성한다. 훈민정음으로 작성한 여행지 현지 질문·답변 앱 ‘현문현답’에도 적용됐다.

셈틀의 오현우 대표는 KAIST 전산학부에 재학 중이다. 한국어로 프로그래밍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고등학생 시절인 2022년 언어 개발을 시작했다. 오 대표는 “한글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받기를 기다리지 않겠다. 처음 시작하는 길을 더 쉽게 만들고, 막히는 곳을 먼저 고치고, 매일 쓰는 제품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어 프로그래밍 언어가 실제 개발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될지는 호환성, 생태계, 유지보수성 검증이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산돌과 BGF리테일은 연말에 서체 적용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고, 여기어때의 월별 추첨은 12월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