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산업의 화두가 큐비트 수나 연산 속도 같은 스펙 경쟁에서 벗어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증명하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통신·제조·반도체·물류 등 여러 업종이 저마다의 최적화 문제에 양자컴퓨팅을 대입해보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자리로 디웨이브 퀀텀(D-Wave Quantum Inc.)이 2026년 10월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사용자 컨퍼런스 ‘큐비츠 아시아 2026: 퀀텀 리얼라이즈드’를 연다. 디웨이브 경영진과 고객사, 연구자, 업계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상용화 사례와 기술 세션을 공유할 예정이다.

통신·제조에서 검증되는 최적화 문제
이번 행사에서는 양자 어닐링과 게이트 모델 양자컴퓨팅 두 접근법이 나란히 다뤄진다. NTT 도코모 연구원 후쿠다 슈이치는 네트워크 최적화 사례를, LG CNS 조완기 컨설팅 매니저는 제조용 3D CT 이미징에 양자컴퓨팅을 적용한 사례를 각각 소개한다. 연세대학교 박경덕 교수는 생성형 AI 워크플로와 양자컴퓨팅을 결합한 연구를 발표하고, 국립양명교통대학교 팡 포쉰 연구자는 반도체 레티클 최적화를 위한 양자 어닐링 프레임워크를 다룬다.
물류 현장 데이터로 넓어지는 적용 범위
경상국립대학교 정선근 조교수는 부산항의 실제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박과 안벽 크레인 배정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발표한다. 통신망 운영, 반도체 제조 공정, 항만의 선박·크레인 배정은 겉보기엔 서로 다른 산업이지만, 수많은 조건과 변수 속에서 최선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는 공통된 구조를 가진 문제다. 이런 문제 유형에서 양자컴퓨팅이 실제 데이터로 검증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발표 목록의 특징이다.
디웨이브 앨런 바라츠 CEO는 “대한민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큐비츠 아시아는 고객과 연구자, 업계 리더들이 실제 상용화 사례와 경험을 공유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양자컴퓨팅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버 랜팅 디웨이브 CDO도 참여해 어닐링과 게이트 모델 양자컴퓨팅의 기술 발전 상황과 상용 애플리케이션, 양자 AI 관련 기술 동향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컨퍼런스에 오른 발표 목록이 말해주는 건 하나다. 양자컴퓨터라는 하드웨어 자체보다, 기존 방식으로는 풀기 힘들었던 조합·배치 문제에 이를 얹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가 산업계의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한국·일본·싱가포르·대만을 아우르는 아태 지역에서 이런 검증 사례가 쌓일수록 시장의 무게중심도 실험실에서 현장으로 더 옮겨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