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작 산업에서 VFX(시각특수효과)의 위치가 바뀌고 있다. 촬영이 끝난 뒤 보완하는 후반 작업이 아니라, 촬영 전 기획 단계에서부터 예산과 일정, 작업 범위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넷플릭스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광화문 CKL기업지원센터에서 VFX 프리프로덕션 워크숍을 진행했다. 국내 영상 콘텐츠 업계 실무자 약 130명이 참여해 글로벌 제작 현장의 노하우를 공유받았다.
촬영 전 설계가 지연을 줄인다
이번 워크숍은 KOCCA x Netflix 프로덕션 아카데미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실사 촬영과 VFX 구현 영역을 사전에 구분해두면 촬영 이후 발생하는 수정과 일정 지연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취지다. 강연과 체크리스트 공유, 사례 소개 등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됐고, 넷플릭스 측에서는 김혜진 VFX 매니저, 남선우 VFX 코디네이터, 닉 데이비스 VFX 슈퍼바이저, 다니엘 페레이라 GenAI 테크놀로지 인테그레이션 매니저가 나서 강연을 진행했다.

김혜진 매니저는 “프리프로덕션의 체크리스트는 감독의 창작 의도가 최종 화면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지도록 보호하는 안전망”이라며 “각 작품의 규모와 특성에 맞춰 꼭 필요한 준비와 주요 의사결정을 촬영 전에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검증 방법을 다양화
워크숍에서는 생성형 AI 등 새로운 도구가 촬영 전 시각화와 검증 방법을 다양화하는 사례도 다뤄졌다. 스토리보드나 캐릭터, 공간 디자인, 카메라 배치 등을 촬영 전에 미리 그려보고 검토하는 데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술이 제시하는 것은 여러 구현 방식일 뿐, 최종 판단은 여전히 감독과 창작자의 몫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됐다. 기술이 창작의 결정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기 위한 선택지를 넓혀주는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실무 교육의 지속성
넷플릭스와 KOCCA는 2024년부터 프로덕션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국내 제작 인력을 대상으로 한 실무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와 별도로 그로우 크리에이티브 캠페인을 통해 제작 인력 교육과 제작 프로세스 효율화, 제작 기술 지식 공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구경본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기반본부장은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제작 현장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를 작품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현장 수요를 반영한 실무 교육을 통해 국내 제작 인력의 전문성과 창작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이 보여주는 흐름은 VFX가 더 이상 후반 작업 부서의 일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함께 논의되는 제작 파트너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촬영 전 설계와 생성형 AI 기반 시각화 도구가 맞물리면서, 국내 영상 제작 현장에서도 프리프로덕션 단계의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