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배양 단백질 기술이 사람 식탁에 오르기 전 반려동물 먹거리 시장을 먼저 두드리고 있다. 식품 허가 절차가 남아 있는 세포배양식품 대신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사료 시장에서 먼저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흐름이 나타나는 가운데, 세포배양식품 스타트업 씨위드(대표 금준호)와 동물용의약품 기업 한동(대표 이원규)이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한동빌딩에서 세포배양 단백질의 반려동물 사료 적용과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식품 허가보다 먼저 열리는 시장
세포배양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원료 인정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반려동물 사료는 사료관리법에 따른 원료 등록 절차로 별도 진입이 가능하다. 이런 규제 구조 차이가 세포배양 단백질 기업들이 반려동물 시장을 먼저 겨냥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금준호 씨위드 대표는 “세포배양식품은 식품 허가를 앞두고 있고 반려동물 사료는 그보다 먼저 열리는 시장”이라며 “57년 동안 동물 건강을 다뤄 온 한동과 함께 세포배양 단백질의 첫 제품을 반려동물 시장에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한우 세포를 해조류 유래 소재로 대량 배양하는 기술을 사료관리법에 따른 원료 등록과 한동의 GMP 시설을 활용한 제형 개발, 시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공동 협력 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국내에는 아직 세포배양 단백질을 사료 원료로 등록한 사례가 없어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알러지 저감형 소재로 첫 타깃 설정
양사가 우선 개발 목표로 잡은 것은 알러지 저감형 반려동물 사료 소재다. 소고기를 선호하지만 알러지 때문에 급여가 어려운 반려동물을 위해, 세포배양으로 얻은 단백질을 대체 원료로 활용하려는 접근이다. 1969년 설립돼 57년째 동물 건강 분야를 다뤄온 한동은 동물용의약품 277개, 보조사료 46개 등 총 323개의 품목허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반려동물 브랜드 펫트리온을 출시한 경험도 갖고 있다.
씨위드는 2019년 설립된 세포배양식품 스타트업으로 경북 세포배양식품 규제자유특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원규 한동 대표는 “씨위드와의 이번 공동기술개발 협약은 당사가 향후 60주년을 넘어 100년을 향해 발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포배양 기술의 적용 범위가 사람의 식탁에서 반려동물 먹거리로 넓어지는 이번 사례는, 식품 허가라는 큰 관문 앞에서 인접 시장을 먼저 확보하려는 세포배양 단백질 업계의 전략적 선택지를 보여준다. 국내 원료 등록 사례가 없는 만큼 관계기관과의 협의 결과가 이후 유사 사례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