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차량 실내는 이동을 위한 공간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놓인 부품이 좌석이다. 고정된 형태로 앞을 보고 앉는 시트가 아니라, 회전하고 움직이며 탑승자의 경험을 재구성하는 가동형 시스템으로 시트가 진화하는 흐름이 국내 정밀부품기업의 사업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에스엠(DSM·104040)은 현대트랜시스와 2022년부터 약 4년간 공동 개발한 파워 회전 시트 메커니즘의 성능검증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메커니즘은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전동화 SUV인 제네시스 GV90 네오룬의 전동식 스위블링 시트에 적용된다. GV90 네오룬은 2024년 네오룬 콘셉트로 처음 공개된 이후 지난 20일 세계 최초로 공개됐으며, 올해 4분기 양산체제에 들어간다.
회전하는 시트, 라운지가 되는 실내
GV90 네오룬은 현대자동차그룹 최초로 전동식 스위블링 시트를 탑재한 모델이다. 앞좌석이 180도 회전하면서 뒷좌석 탑승자와 마주 보는 라운지형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주행을 위한 좌석이 아니라 정차 중 머무는 공간을 위한 좌석이라는 개념 전환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한 차종의 편의 기능을 넘어, 전동화·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따라 차량 내 공간 활용성과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산업 전반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시트가 정지 시간과 이동 시간을 구분하는 인터페이스로 기능하게 된 것이다.
정밀 가공에서 전동 구동 부품으로
디에스엠은 정밀 금형과 파인블랭킹 기술을 기반으로 부품을 제조해온 기업이다. 이번 파워 회전 시트 메커니즘 공급은 이러한 정밀 가공 역량을 전동 구동 부품으로 확장한 결과로, 제품 개발과 생산설비 구축에 약 50억원이 투입됐다.
김병준 디에스엠 대표는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전동화 SUV 모델인 제네시스 GV90 네오룬에 당사의 시트 메커니즘 기술이 적용되면서 그동안 축적해온 정밀부품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따라 차량 내 공간 활용성과 사용자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시트 메커니즘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모빌리티 부품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급 물량이나 계약 금액, 예상 매출 규모는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부품기업이 완성차의 공간 경험 설계에 직접 관여하는 이 같은 사례는, 전동화 전환이 부품 산업의 기술 축과 사업 영역을 함께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