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코드 생성을 대신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개발자의 역할이 코딩 실력에서 문제정의와 결과검증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바이브코딩 확산으로 누구나 손쉽게 코드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면서, 생성 자체보다 그 결과를 검증하는 역량이 개발자에게 남는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동시에 기업의 AI 전환(AX)도 단순 자동화 단계를 지나 예측·시뮬레이션·비즈니스 최적화 단계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8월 28일 서울 서초구 포티투마루(42Maru) 본사 사내 소통 공간 ‘Cafè42’에서 열린 임직원 특강에서 제기됐다. 매월 진행되는 포티투마루 먼슬리 미팅에 이어 장동인 KAIST 김재철AI대학원 책임교수를 초청해 ‘기업의 AX와 개발자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이 자리는 AI 코딩 확산에 따른 개발자 역할 변화와 기업 AX 전략에 대한 임직원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생성은 흔해지고, 검증은 귀해진다
장동인 교수는 이날 특강에서 “사람이 ‘무엇을’ 정하고 AI가 ‘어떻게’를 맡는 분업 구조에서 생성은 흔해지고 검증하는 능력이 귀해진다”고 짚었다. 모델은 계속 바뀌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살아남는 것은 프롬프트 기술이 아니라 업(業)에 대한 이해라는 설명이다. 그는 “모델이 바뀌어도 살아남는 좋은 질문은 프롬프트 기술이 아니라 업(業)에 대한 질문이며, 고객의 요구를 깊이 이해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역량이 개발자에게 남는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AI가 코드를 대신 만들어주는 시대에도 현업 담당자의 업무 지식이 AI 과제를 정의하고 협업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과 맞닿아 있다. 도메인 전문성이 결국 AI 활용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라는 진단이 특강 전반을 관통했다.
자동화를 넘어 비즈니스 최적화로
기업의 AX 흐름 역시 단계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 이날 특강의 또 다른 축이다. 자동화 중심이었던 초기 AX 도입 단계를 지나, 이제는 예측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비즈니스 자체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AI를 도입하기 전에 적용할 업무와 해결할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에이전틱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진화 속도에 기민하게 발맞추는 것을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 본질을 꿰뚫고 최적화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도메인 통찰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기술 구현 능력만으로는 에이전틱 AI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기술 구현자에서 AI 비즈니스 파트너로
이번 특강은 포티투마루가 자체 보유한 RAG42, MRC42, LLM42 등 AI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공공기관의 AX를 지원해온 흐름과도 연결된다. 김동환 대표는 “포티투마루 구성원들이 기술 구현자를 넘어 고객사의 실질적인 AX 성공을 이끄는 ‘AI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역량과 마인드셋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개발자의 역할이 코딩 속도 경쟁에서 문제정의와 검증 중심으로 옮겨가는 흐름은 특정 기업만의 화두가 아니라 AI 코딩 확산이 만들어낸 산업 전반의 변화로 읽힌다. 도메인 통찰력을 갖춘 인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육성할지가 앞으로 기업 AX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