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의 이동·처리 과정을 끝까지 확인하기 어려운 산업 구조가 불법 매립 같은 문제의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상원 천일에너지 대표는 28일 서울 성동구 스위트스팟에서 열린 PRM 스퀘어 미디어 허브 산업스터디에서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주제로 폐기물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수거부터 에너지화까지 잇는 자원순환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천일에너지는 폐기물 수거·처리·자원화 기업이다.

이동·처리 과정 확인이 어려운 산업 구조
박 대표는 폐기물이 여러 업체를 거치며 관리 기록이 단절된다고 짚었다. 그러면 최종 처리 경로 확인이 어려워지고, 불법 매립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도권에서는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폐기물 처리 과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발표 자료에는 서울시 건설현장 폐기물 통계도 담겼다. 서울시 5톤 미만 공사장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8년 83만 톤에서 2020년 101만 톤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약 21.6%이고, 2년간 증가량은 18만 톤으로 하루 평균 약 2,800톤에 해당한다. 5톤 미만 공사장 생활폐기물은 추적이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수거부터 자원화까지 잇는 사업 모델
천일에너지는 폐목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했고 거래 가격과 처리 이력이 불투명했던 점이 사업 모델을 구축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수거부터 처리, 자원화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회사는 2013년 포천 양문산업단지에 스팀 공급용 발전시설을 완공했고, 포천 팩토리의 연료는 이 산업단지 내 열사용업체 43개에 공급된다.
종로구청과의 협력은 전환점이 됐다. 천일에너지가 지자체의 폐목재를 무상으로 수거해 연료로 바꾸면서 지자체는 예산을 줄이고 기업은 원료를 확보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협력은 다른 지자체로 넓어졌고, 수익원도 처리비에 연료와 재생 자재 판매를 더해 다변화했다.
가공 방식은 폐기물 종류에 따라 나뉜다. 폐목재는 우드칩과 바이오 고형연료(Bio-SRF)로, 폐합성수지는 고형연료(SRF)로 만든다. 폐콘크리트는 도로 기층재·성토재 등에 활용하는 순환골재로 가공한다.
GPS 기반 기록과 운영 규모
천일에너지는 2025년 1월 전국 시공 현장 폐기물의 수거부터 처리까지 일원화하는 전담 계약을 맺고, 다음 달 GPS 기반 전용 관리 시스템을 들였다. 이 시스템은 현장 사진, 이동 경로, 계근 중량, 처리 결과를 기록한다. 계근 중량은 ERP 시스템에 자동 입력되며, 전자인계서와 처리확인서도 연계된다.
천일에너지의 처리 인프라는 전국 13개 팩토리와 수도권 7개 집하 허브다. 수거 차량은 300대 이상 운영하고, 2026년 기준 1,000곳 이상의 사업장·건설현장과 협업하고 있다. 하루 폐기물 처리 능력은 약 1,500톤, 연간 처리 규모는 약 50만 톤이라고 발표 자료에 적었다.
지자체 협력과 비용 절감 효과
협력 지자체는 전국 39개이며 서울시 17개 자치구가 포함된다. 천일에너지는 전국 5개 지자체에 파쇄 장비를 두고 있고, 하루 1,350톤을 처리할 수 있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누적 약 44만7,000톤을 공급했고, 2026년 공급 계약 물량은 39만 톤이다.
천일에너지는 지자체 폐기물 처리 예산 절감 효과를 연간 약 109억원으로 제시했다. 양천구에서 기대되는 비용 절감은 연간 약 3억원, 온실가스 감축량은 연간 약 7,300톤이다. 도로공사의 연간 비용 절감은 약 5,000만원으로 추산했다.
향후 5년, 박 대표가 내다본 시장
박 대표는 자원순환이 지속되려면 수거·처리 비용을 줄이고 재활용 자원을 팔아 수익을 내는 경제적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활용 실적과 처리 이력은 기업의 ESG 공시와 거래 조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대표는 향후 5년 안에 배출자가 처리 이력을 먼저 확인하고, 재활용 실적이 경쟁력을 좌우하며, 폐기물이 에너지 원료로 쓰이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