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를 만들고 남는 콩비지를 빵과 케이크의 주원료로 쓰는 식품 스타트업이 있다. 2022년 창업한 지구본의 홍미정 대표는 콩비지로 두부베이글, 두부소금빵, 두부파운드케이크를 만들고, 제조기술 특허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구본은 인천 송도 본점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사업의 중심에 두고 있다.

콩비지는 두부 제조 과정에서 콩물을 걸러내고 남는 부산물이다.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수분이 많아 보관과 활용에 제약이 있다. 지구본은 이 콩비지를 주요 원재료로 삼아 비건 베이커리를 만든다. 매달 약 500kg, 연간으로 환산하면 6톤 규모를 강화도 두부 제조처에서 공급받는다.
콩비지 특성에 맞춘 독자 레시피
홍 대표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재료를 새로운 식품의 원료로 바꾸면 환경적 가치와 사업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콩비지의 영양 특성을 고려한 독자 레시피를 개발했고, 글루텐프리·넛프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원재료 배합과 제조 방식을 조정해 일반 베이커리 제품에 가까운 맛과 식감을 내는 데 집중했고, 제조기술은 특허로 확보했다. 맛으로 선택받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회사가 내건 출발점이다.
홍 대표는 맛을 중심에 둔다고 말했다. “환경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가 착한 제품을 찾지는 않아요. 맛있고 건강해서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 환경에도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비건 제품의 맛과 식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비건이라는 조건 안에서 맛과 식감을 맞추는 일은 지금도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이를 한계로 보기보다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제품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화점·팝업으로 넓힌 오프라인 채널
판매 채널은 오프라인이 매출의 약 70%, 온라인이 약 30%를 차지한다. AK플라자 분당점에는 유통사 측 제안으로 입점했다. 이후 성수 지역에서 단독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갤러리아 압구정 명품관에서는 팝업스토어를 세 차례 열었고, 갤러리아 광교에서도 제품을 선보였다. 백화점과 팝업스토어로 접점을 넓히는 것은 일반 소비자까지 고객층을 넓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재구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이라는 가치만으로는 고객이 다시 찾게 만들 수 없어요. 제품의 맛과 품질을 경험한 소비자가 반복해서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정 표준화와 원료 공급 구상
지구본은 제조 공정 표준화를 진행하며 비건버터 양산도 추진하고 있다. 공정 표준화는 향후 기업 간 거래(B2B)와 공공 부문 납품(B2G)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다.
매장 운영과 제품 제조, 연구개발은 10명 안팎의 인력이 맡는다. 홍 대표는 완제품 판매에서 나아가 원료 공급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기존 판매 채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완제품과 원료 공급을 병행하는 사업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방향이다.

홍 대표는 앞으로의 방향을 이렇게 밝혔다.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걱정 없이 소비하면서 버려지던 재료가 다시 식탁으로 돌아오는 생산과 소비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자체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푸드 업사이클링의 활용 영역을 넓혀 나갈 겁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구체적인 매출액과 손익은 공개하지 않았고, 콩비지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기사는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을 통해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