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매출과 고용을 키워 중견기업으로 올라서는 순간, 현행 벤처기업 확인 제도의 틀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적 공백이 정책 무대에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벤처기업협회(회장 송병준)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026년 9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제5회 벤처·스타트업 성장 포럼을 열고 ‘혁신기업 인재 유치 및 지속 성장 전략’을 주제로 발제와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후원했다.
확인 범위, 성장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나
벤처기업 확인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벤처기업확인위원회가 심의하는데, 현행 기준은 중소기업 요건을 전제로 한다. 기업이 성장해 중견기업이 되면 이 요건을 벗어나면서 확인 유지가 어려워지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첫 발제를 맡은 이민형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중견기업이 된 기업도 일정 심사를 거쳐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확인 범위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세제·금융 혜택은 기존대로 중소기업에 한정해 유지하는 방향을 함께 제시했다.
성과보상 제도, 스톡옵션 너머로
두 번째 발제자인 안희철 법무법인 DLG 대표변호사는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RSA(성과조건부주식) 같은 주식기반 성과보상 수단이 스톡옵션에 비해 부여 대상, 재원 마련, 세제 측면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성장하며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단계에서 이런 제약이 성과보상 설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에 관련 법률과 세제를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근로시간, R&D 업무 특성에 맞출 수 있는가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시간제도를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연구개발 업무의 특성에 맞춰 선택적·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고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방향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와 보상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성장 단계의 기업일수록 연구개발 인력의 업무 강도와 유연성 요구가 동시에 커지는데, 현행 제도가 이 둘을 함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철민 의원은 “벤처·스타트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우리 경제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라며 “기업의 성과가 구성원에게 돌아가고 다시 새로운 도전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성장 단계에 맞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입법과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벤처기업 확인 범위, 성과보상 세제, 근로시간제도라는 세 갈래 논의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기업이 벤처 단계를 넘어선 뒤에도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가 함께 자라고 있는가라는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