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국방·금융처럼 망분리 규제가 적용되는 영역에서는 AI 도입 자체가 오랫동안 병목이었다. 모델은 클라우드에서 발전하는데, 원천 데이터는 보안 규제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길 수 없는 구조적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복제해 별도 저장소에 옮기는 기존 방식은 이동·저장 비용을 늘리고 관리해야 할 대상까지 늘려, 망분리 환경에서는 현실적인 해법이 되지 못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솔트웨어와 스타버스트(Starburst)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Starburst Enterprise 공급을 통한 온프레미스·하이브리드 AI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대상은 공공·국방·국가전략산업·금융 등 망분리 환경이다. 원천 데이터를 이동시키지 않고 그 자리에서 조회·결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를 옮기지 않는 질의 구조
Starburst Enterprise는 트리노(Trino) 기반의 데이터 페더레이션 구조를 쓴다. ETL이나 중앙 적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여러 시스템에 분산된 데이터에 SQL 질의를 보내 조회·결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접근제어·워크로드 관리·거버넌스·커넥터 기능이 포함되며, 질의 결과는 RAG와 분석 애플리케이션, AI 에이전트에 제공된다.
다만 ‘데이터를 옮기지 않는다’는 표현이 사전 전체 복제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한정된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질의를 실행하는 순간에는 일부 데이터의 처리·전송이 발생할 수 있다. 온프레미스에 구축한다고 해서 보안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도 아니어서, 접근권한·로그·암호화 같은 거버넌스는 별도로 설계해야 하는 몫으로 남는다.

규제 산업이 안고 있는 이중 부담
공공·국방·금융 분야는 망분리 정책뿐 아니라 보안성 검토, 조달·인증 요건까지 별도로 충족해야 하는 산업이다. 이 지점에서 데이터 페더레이션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데이터를 옮기지 않고도 여러 시스템의 정보를 통합 질의할 수 있어 규제 요건과 AI 활용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겨냘 수 있다는 데 있다. 솔트웨어 측은 엔터프라이즈 트리노를 활용하면 오픈소스 기반 대비 데이터 검색·수집 성능이 30% 이상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는 회사 측이 제시한 비교 결과로 측정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보편적으로 보장되는 값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정근 솔트웨어 대표는 “AI 활용을 위해서는 모델뿐 아니라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솔트웨어의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구축 역량과 스타버스트의 데이터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고객이 중요한 데이터 자산을 보호하면서 원하는 AI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솔트웨어는 제품 공급·설치·운영 지원에서 시작해 AI 서비스 구축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망분리 환경에서의 AI 데이터 기반 구축은 특정 기업의 과제가 아니라 규제 산업 전반이 마주한 공통 조건이다. 데이터를 이동시키지 않고도 활용도를 높이는 접근이 계속 시도되는 배경에는, 보안과 AI 도입이라는 두 요구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규제 산업의 구조적 제약이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