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업계가 새로운 촬영이나 검사 없이 이미 병원에 쌓인 영상 데이터를 재활용해 진단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골다공증처럼 증상 없이 진행되다 골절 이후에야 발견되는 질환이 대표적인 표적이다. 프로메디우스와 대웅제약은 26일 서울 대웅제약 본사에서 흉부 X-ray 기반 골다공증 위험군 선별 AI 의료기기 ‘오스테오시그널(Osteo Signal)’의 국내 판매·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오스테오시그널은 이미 촬영된 흉부 X-ray 1장을 약 3초 만에 분석해 골다공증 위험도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검사 장비나 별도 촬영 과정 없이 PACS에 연동된 기존 영상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기존 의료 인프라 위에서 어떻게 접점을 늘려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다만 AI 분석은 확진이 아닌 선별용이며, 최종 진단은 DXA 검사와 의료진 판단을 거친다. 오스테오시그널은 2027년 12월 31일까지 평가유예 기간이 적용된다.
투자에서 유통으로 이어지는 협력 구조
이번 계약은 대웅제약이 지난 5월 프로메디우스의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한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사업 협력이다. 프로메디우스는 올해 대웅제약과 네이버 등이 참여한 21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투자자로 인연을 맺은 두 회사가 이번엔 사업 파트너로 역할을 나눠 프로메디우스가 제품 공급과 설치, 기술지원을 맡고 대웅제약은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영업과 마케팅, 유통을 담당한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 위험군을 빠르게 발견하고 적절한 검사와 치료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촬영하는 흉부 X-ray에 AI를 접목해 더 많은 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현진 프로메디우스 대표는 “대웅제약의 전국 의료기관 네트워크와 프로메디우스의 AI 기술을 결합해 흉부 X-ray 기반 위험군 선별이 골밀도검사와 진료로 이어지는 새로운 골다공증 관리 경로를 구축하겠다”며 “의료 AI가 진단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실제 의료현장의 변화를 만드는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존 의약품 사업과 맞물리는 디지털 헬스케어
제약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과 유통 협력에 나서는 흐름은 기존 의약품 사업과 진단·선별 기술을 연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대웅제약 입장에서는 전국 의료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골다공증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이를 골밀도검사와 진료로 연결하는 관리 경로를 만드는 것이 사업적 의미를 갖는다.
프로메디우스는 오스테오시그널 외에도 마이오시그널 등 노화·대사질환 관련 AI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흉부 X-ray라는 기존 데이터를 다양한 질환 선별에 재활용하는 방식이 이 회사의 기술 전략의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