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시장의 구매 행태가 방문과 구매 빈도는 늘어나는데도 지출 규모는 줄어드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크리테오가 2026년 8월 발표한 ‘2026 글로벌 뷰티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헬스·뷰티(H&B) 시장의 2분기 누적 온라인 트래픽은 전년 동기 대비 14%, 판매량은 10% 늘었지만 평균 주문 금액(AOV)은 10% 감소하고 구매 전환율은 4% 하락했다. 전체 매출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다. 이번 리포트는 한국, 아시아태평양, 유럽·중동·아프리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설문조사와 크리테오 자사 커머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작성됐다.

충성도보다 탐색, 오프라인 체험은 여전히 유효
지출은 줄었지만 소비자의 탐색 행위는 오히려 더 다양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브랜드 충성도는 34%에 그친 반면, 최근 1년간 이전에 구매한 적 없는 브랜드를 선택한 비율은 향수 43%, 메이크업 42%, 스킨케어 40%, 뷰티 소품 36%, 샴푸·컨디셔너 33%로 나타나 카테고리 전반에서 새로운 브랜드 탐색 성향이 뚜렷했다.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로는 리뷰·평점이 61%로 가장 높게 꼽혔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테스터·샘플을 사용해 본 뒤 구매했다는 응답도 35%로 글로벌 평균(27%)을 웃돌았다. 디지털 탐색과 매장 경험이 동시에 구매 결정에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쇼핑 성수기 집중되는 해외, 연중 고른 한국
지역별로는 매출이 특정 시기에 몰리는 정도가 크게 달랐다. 아시아태평양에서는 10·10 쇼핑 행사 매출이 60% 늘었고, 광군제와 12·12 행사는 각각 119%, 116%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증가율이 165%에 달했다. 반면 국내 H&B 시장은 2025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매출이 같은 해 10월보다 오히려 16% 낮게 나타나, 한국 소비자는 특정 할인 행사보다 연중 고르게 소비하는 패턴을 보였다.
개인화·AI 추천이 채우는 구매 결정 공백
지출은 신중해졌지만 개인화된 정보와 AI 기술에 대한 반응은 강하게 나타났다. 개인화 추천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52%로 글로벌 평균(37%)을 크게 웃돌았고, 쇼핑 시 AI 챗봇이나 어시스턴트를 활용한다는 응답도 44%로 글로벌 평균(38%)보다 높았다. AI 이용자 중 54%는 AI 추천이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샴푸 등 소모품이 떨어졌을 때 AI가 자동으로 재주문하도록 설정하겠다는 응답은 52%로 조사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도윤 크리테오 코리아 대표는 “국내 헬스·뷰티 소비자는 구매 활동에 적극적인 동시에 구매를 결정하기 전 디지털 탐색과 매장 경험, AI 추천 등 여러 접점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며 “브랜드는 개별 광고 채널보다 소비자의 탐색부터 구매까지 이어지는 여정 전체를 연결하는 풀 퍼널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머스 데이터와 AI 기반 의사결정을 결합하면 소비자의 관심과 취향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고, 여러 채널에서 발생한 탐색을 실제 구매로 연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리포트가 보여주는 흐름은 지출 규모가 아니라 구매 결정 경로의 재편이다. 소비자는 더 많은 채널을 오가며 정보를 확인하면서도 지갑은 더 신중하게 열고 있고, 그 사이 공백을 리뷰·오프라인 체험과 함께 AI 추천이 메우고 있다는 점이 국내외 뷰티 시장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변화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