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인프라 시장의 경쟁축이 '얼마나 많은 결제를 처리하느냐'에서 '결제 이후 재무 데이터를 어떻게 자동으로 정리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의 해외 판매 채널이 늘면서 마켓플레이스, PG, ERP에 흩어진 재무 데이터를 대조하고 마감하는 업무가 복잡해졌고, 이를 노린 AI 기반 자동화 모듈이 결제 인프라 기업들의 새 성장축으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결제 인프라 성장세, 재무 자동화가 앞지르다
2011년 설립돼 연간 약 48조원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는 포트원은 8월 13일 2026년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상반기 결제 인프라 신규 도입사는 1,741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236.7% 늘었고, 누적 도입사는 1만4,089개사에 달한다. 복수 PG를 이용하는 가맹점도 139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107.5% 증가했다.
그런데 정작 두드러진 것은 결제 인프라가 아니라 AI 기반 월 마감 자동화 모듈 '클로즈'였다. 클로즈 매출은 직전 반기 대비 238.6% 증가해 결제 인프라 신규 도입사 증가폭을 웃돌았다. 활성 고객사도 38개사로 직전 반기 대비 123.5% 늘었고, 월 마감을 지원하는 브랜드는 99개, 누적 대사 처리 건수는 약 1억5,000만건에 이른다.
해외 채널 늘수록 마감 자동화 효과 커져
이 같은 성장은 해외 판매 채널이 많은 K-뷰티 브랜드군에서 두드러진다. 포트원을 통해 처리된 해외 거래액은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7% 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에이피알, 닥터지, VT코스메틱, 토리든, 셀리맥스, 로레알 등이 대표적인 고객군이다.
실제 도입 기업에서는 인력과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에이피알은 아마존 월 마감 담당 인력을 8명에서 1명으로 줄이면서 마감 기간도 5일 이상에서 약 3일로 단축했다. 닥터지는 월 마감 완료 시점을 영업일 기준 3일 이내에서 1일 이내로 앞당겼다. 결제와 정산 데이터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결제 인프라 기업일수록 이런 재무 자동화 사업을 붙이기 유리한 구조라는 점도 이번 실적에서 드러난다.
정영주 포트원 대표는 “월 마감 자동화 사업 매출이 반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은 기업들이 결제 인프라에 이어 재무 운영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결제와 수금, 정산, 월 마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재무 OS를 고도화해 크로스보더 브랜드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결제 인프라 기업들이 축적한 거래 데이터를 발판 삼아 재무 운영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