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과 브랜드의 협업이 일회성 팝업 이벤트를 넘어 상인이 실제 영업에 쓸 수 있는 결과물을 남기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한국 코카-콜라가 신흥시장 상인회,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18개 매장과 함께 진행한 ‘코카-콜라 X 신흥시장’ 프로젝트가 2026년 8월 ‘2026 에피 어워드 코리아’에서 최고상인 그랜드 에피를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그랜드 에피를 받은 것으로, 한 브랜드가 최고상을 두 차례, 그것도 연속으로 수상한 국내 최초 사례가 됐다. 1968년 시작돼 세계 125개국에서 열리는 에피 어워드에서 나온 이번 결과는 브랜드-상권 협업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맛집 발굴에서 골목 전체 설계로
협업의 단위가 개별 매장에서 상권 전체로 넓어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코카-콜라의 협업은 전국 1,500곳을 선정하는 레드리본 캠페인처럼 개별 맛집을 발굴하는 방식에서, 신흥시장 프로젝트처럼 시장 입구와 골목, 개별 점포를 하나의 방문 동선으로 엮어내는 방식으로 확장됐다. 시장을 찾는 사람의 경험을 입구부터 점포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했다는 점이 이전 캠페인과 다른 지점이다.
브랜드 디자인이 아닌 로컬 정체성 유지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브랜드의 일방적인 디자인 적용을 피했다는 데 있다. 점포별 디자인에는 업종과 분위기, 운영자의 개성이 반영됐고, 간판과 메뉴판 등 제작물 지원도 상인과의 협업을 거쳐 이뤄졌다. 팝업이나 일시적 홍보에 그치지 않고 상인이 실제 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남기려 했다는 점에서, 브랜드 마케팅이 지역 정체성을 지우기보다 살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인의 체감, 그리고 다음 시즌
변화는 상인들의 체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홍승진 신흥시장 상인회 부회장은 “지난해 코카-콜라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시장을 찾는 분들이 늘고 새로운 활기가 생겼다”며 “많은 상인이 실제 매출 증가를 체감하고 있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신흥시장과 이곳의 사람들도 더 많이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수 한국 코카-콜라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는 “동네 곳곳의 상인들은 코카-콜라의 여정을 함께해 온 소중한 파트너”라며 “레드리본 캠페인과 신흥시장 프로젝트가 2년 연속 그랜드 에피 수상으로 이어진 만큼 앞으로도 파트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레드리본 캠페인에서 시작해 신흥시장 프로젝트로 이어진 이 흐름은 올 하반기 시즌2로 계속될 예정이다. 브랜드와 골목상권의 협업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되는 관계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이번 2년 연속 수상이 그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