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투자의 성과 기준이 GPU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지에서 확보한 GPU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도입한 기업들이 실제 가동률 문제에 직면하면서, 하드웨어 수량 경쟁을 넘어 운영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부각되는 흐름이다. 이런 산업 트렌드 속에서 GPU 자원 효율화 기술을 앞세운 래블업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2015년 설립된 래블업은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공모를 진행하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일반투자자 청약은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GPU 확보 경쟁에서 활용 효율 경쟁으로
래블업의 핵심 기술은 GPU 분할 가상화로, 하나의 GPU를 여러 작업에 쪼개 할당해 유휴 자원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존 30%에 머물던 GPU 활용률을 85%까지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55%포인트 상승이자 기존 대비 약 2.8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GPU 구매량을 늘리지 않고도 실질적인 연산 능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GPU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의 시대에서 확보한 GPU를 얼마나 잘 쓰느냐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상장을 계기로 연구개발과 글로벌 영업에 집중 투자해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종속 없는 통합 관리가 관건
이 같은 효율화 요구는 특정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는 통합 관리 플랫폼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래블업이 공급하는 Backend.AI는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서로 다른 제조사의 GPU와 NPU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도 1차수 약 500장, 2차수 약 880장 규모의 GPU 클러스터를 운영했고, 3차수 이후에는 1000장 이상의 GPU 환경을 관리하고 있다.
Backend.AI는 국내외 120개 이상의 사이트에 공급됐으며, 업스테이지·삼성전자·현대모비스·KT·kt cloud·신한은행·LIG D&A·삼성서울병원·한국인터넷진흥원·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등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특정 하드웨어에 얽매이지 않는 구조는 기업들이 GPU 조달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구독형 모델과 상장 자금의 방향
구독형 라이선스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래블업의 매출은 2023년 30억원에서 2025년 67억원으로 늘었고,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영업흑자를 냈다. 이번 공모는 총 218만주, 희망 공모가 2만~2만3000원을 기준으로 436억~501억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연구개발과 글로벌 영업, 인프라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는 북미·일본·동남아시아·유럽·중동을 해외시장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어, GPU 운영 효율화라는 기술 트렌드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통용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