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코딩 시장의 경쟁 축이 바뀌고 있다. 더 나은 코드를 생성하는 모델 성능 경쟁에서,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지휘하고 역할을 설계하는 운영 역량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흐름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빅테크가 코딩 모델을 고도화하는 사이, 스페이스X는 커서 개발사 애니스피어를 600억 달러 규모로 인수하겠다고 나서며 이 시장에 대한 베팅을 키우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LG전자와 딥테크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공동 운영하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을 통해 머신플로우가 독립법인으로 분사하고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스튜디오341은 금성사 창업 정신을 계승할 LG전자 사내벤처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2023년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머신플로우 대표는 김봉상이며, 삼성전자와 토론토대학교를 거쳐 AI 연구·개발 경력 20년 이상을 쌓은 인물이다. 투자금액과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코드 생성을 넘어 '지휘'로
머신플로우가 내세우는 것은 '로직 그래프'라는 개념이다. 개발자가 코드를 받아쓰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의 논리와 구조를 직접 설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 위에서 여러 코딩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실제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한 번 설계된 논리와 개발 경험은 후속 작업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김봉상 대표는 “AI 코딩의 다음 경쟁은 더 좋은 모델보다 AI에 개발을 어떻게 맡기고 그 과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신플로우가 그 새로운 개발 방식을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회사는 제조와 피지컬 AI 분야에서 쌓은 개발 경험을 반영해 산업 현장의 소프트웨어 개발 수요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업계가 주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영역
딥테크 투자 진영에서도 이런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읽고 있다. 차우진 블루포인트 책임심사역은 “머신플로우는 AI 에이전트가 빠르게 확산되는 환경에서 에이전트 간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새로운 핵심 영역을 선점할 수 있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차세대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관점은 AI 코딩 시장의 무게중심이 개별 모델의 성능 경쟁에서 여러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구조 설계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산업 전반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코드를 잘 만드는 단일 에이전트보다, 그 에이전트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지휘할지가 다음 단계의 경쟁 요소로 떠오르는 셈이다. 스튜디오341을 통한 사내벤처 분사 사례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시장 재편 속에서 새로운 팀이 계속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