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영상 시장의 경쟁축이 바뀌고 있다. 한 편의 영상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영상을 빠르게 쏟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숏폼 콘텐츠 수요가 늘면서 브랜드와 마케팅 대행사들은 대량의 영상을 짧은 시간에 생산해야 하는 압박에 놓였고, 이 수요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여러 도구를 오가는 비효율, 시장의 병목
기존 방식은 여러 생성형 AI 도구를 오가며 장면별로 영상을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형태였다. 이 과정에서는 품질을 유지하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대량으로 제작하는 데 한계가 뚜렷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미국에서 창업한 숨랩스는 복잡한 제작 흐름을 하나의 에이전트에 맡기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숨랩스가 지난달 출시한 자율형 AI 영상 제작 서비스 ‘숨 에이전트’는 AI가 여러 생성 모델을 직접 선택·조합해 생성, 수정, 편집까지 수행한다. 여기에 반복적으로 쓸 영상 형식과 편집 규칙을 저장해두는 ‘스킬’ 기능을 더해, 정해진 틀 안에서 영상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숨 에이전트는 출시 한 달 만에 API 공급 계약을 확보하고 억대 연 매출 규모를 만들어냈고, 앞서 지난 5월 출시된 ‘숨 광고’도 2주 만에 이용자 1만 명을 넘어섰다.
투자 유치로 확인된 시장의 관심
이 같은 흐름은 투자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숨랩스는 파운더스인크(Founders Inc), 카카오벤처스, 퓨처플레이, 베이스벤처스 등이 참여한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00억 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임도현 숨랩스 대표는 “AI를 활용해도 대량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비용과 품이 들어가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며 “숨 에이전트를 올해 수억 원대 매출을 내는 서비스로 성장시키고, 영상 제작의 효율화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해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숨랩스는 지난 2월 오픈클로(OpenClaw)의 자매 프로젝트인 클로라(Clawra)를 선보이며 생성형 AI 제품 개발 경험을 쌓았고,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제품과 사업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숏폼 마케팅의 무게중심이 완성도에서 대량 생산과 신속한 배포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하나의 에이전트로 제작 전 과정을 자동화하려는 시도가 이 시장에서 얼마나 확산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