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5년째 이어온 창업 엑스포를 발판 삼아 실제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배출하는 생태계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창업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0월 7일부터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FLY ASIA 2026을 앞두고, 운영위원장을 맡은 손주은 메가스터디교육 회장이 행사의 방향과 부산 창업 생태계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손 회장은 “지금까지 부산도 창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었다면, 이제는 실제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계속 나와야 합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지역의 젊은 사람들이 FLY ASIA를 보고 ‘나도 창업할 수 있겠다’는 새로운 영감을 얻는 행사도 되어야 하고요”라고 말했다.

행사 규모에서 실질 매칭으로
지난해 FLY ASIA에는 40개국 이상이 참여했고 52개 이상의 프로그램과 170개 이상의 전시가 이뤄졌다. 1:1 밋업은 1,271건 성사됐으며, 약 2,000억 원의 투자 유치 성과와 약 2만 명의 참관객을 기록했다. 손 회장은 이러한 외형적 성장을 넘어 실질적인 매칭 구조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일본의 스타트업 콘퍼런스 IVS(Infinity Ventures Summit)를 사례로 들며 “투자자도 ‘우리는 이런 기업을 찾는다’고 이야기하고, 스타트업도 ‘우리는 이런 일을 하려는데 어떤 VC가 투자 이상의 것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스타트업과 VC가 충분히 많이 모이면 그 안에서 실제 매칭이 일어날 수 있죠”라고 설명했다. IVS는 2007년 시작해 올해로 20년째, 통산 33회째를 맞았으며 IVS 2026은 지난 7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렸다. IVS KYOTO 실행위원회는 Headline Japan·교토부·교토시로 구성돼 있다.
해양과 창업을 잇는 부산의 자산
올해 FLY ASIA는 ‘Blue Ocean Connect’를 주제로 해양특별관과 해양 트랙을 운영하며 부산의 해양 자산과 창업을 결합한다. 해양특별관에는 해양 유관기관·기업 30개사 이상이 참여할 예정이며, 스마트해양스타트업 지원 협의체인 OSA도 관련돼 있다. 손 회장은 “FLY ASIA 이틀만 가지고 결과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부산을 살리려면 창업자들이 모일 수 있는 전진기지가 있어야 해요. 거기서 가능성 있는 창업가를 계속 키우고 FLY ASIA 같은 행사와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부산을 ‘노인과 바다’가 아니라 ‘해양과 창업’의 도시로 바꾸려면 창업 생태계의 기초부터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추적할 성과, 그리고 창업가를 보는 기준
FLY ASIA는 그동안 참여한 기업의 이후 행보를 추적할 계획도 갖고 있다. 손 회장은 “그동안 참여했던 기업을 다시 찾아봐야 합니다. 수상한 뒤 계속 성장해 자리 잡은 기업도 있을 것이고, 한 번 실패했다가 다른 사업으로 성공한 창업자도 있을 겁니다. 그런 결과가 나타나야 ‘FLY ASIA가 돈만 쓰는 행사가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냈구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창업가를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5분 보고 그 사람을 다 안다는 건 아니죠. 그래도 감은 어느 정도 옵니다. 에너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상당히 중요해요”라고 말했다.
메가스터디의 초기 투자 경험에서 얻은 교훈
손 회장은 자신의 창업 경험도 함께 나눴다. 메가스터디는 2000년 7월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9월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1년 여름부터 동영상 강의를 시작했다. 초기 투자 유치 당시 그가 중시한 것은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는 “몇 배수를 더 받느냐, 돈을 얼마나 더 받느냐만 보고 투자자를 선택하면 안 됩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어려운 순간이 오고, 그때는 투자자의 경험과 코칭도 중요합니다. 저는 그때 두 사람을 모두 얻었어요. 결국 사람을 얻는 게 더 큰 이익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때 인연을 맺은 투자심사역 안건영과의 관계는 이후 메가인베스트먼트 설립으로 이어졌다. 손 회장은 올해 설립 10년째를 맞은 윤민창의투자재단의 초기 창업팀 발굴 프로그램 굿스타터 심사 경험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성공관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아직도 샴페인을 터뜨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강의할 때나 지금이나 사는 게 별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성공했다는 생각에 너무 빨리 취하면 위험해요. 창업은 죽음의 계곡을 넘어 어느 정도 자리 잡을 때까지 험난한 과정을 견뎌야 합니다”라며, “성공을 제1의 목표로 두면 안 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첫 번째이고, 일이 두 번째, 성공이 세 번째예요.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일 속에서 실현하고 그 결과가 성공일 수도, 실패일 수도 있는 겁니다. 젊은 창업자들에게 성공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5회째를 맞았으니 이제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FLY ASIA를 통해 좋은 창업가가 발굴되고 투자자를 만나 성장해서, 몇 년 뒤에는 ‘이 기업이 부산에서 시작했고 FLY ASIA를 거쳐 이렇게 성장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부산이 ‘노인과 바다’가 아니라 ‘해양과 창업’의 도시가 되는 데 FLY ASIA가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연례행사의 화려함보다 그 이후에 남는 성장의 궤적이 부산 창업 생태계의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